평소 편두통을 앓는 사람이라면 60세 이전 발생하는 조기 뇌졸중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7일(현지시간) 메디컬익스프레스 등 의학 전문 외신에 따르면, 먼저 덴마크 오르후스 대학병원 연구팀은 편두통과 조기 뇌졸중 간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를 온라인 과학 전문지 '공공 과학 도서관-의학'(PLoS Medicine)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 연구는 1996~2018년 사이 수집된 18~60세의 의료기록 중 편두통 환자 22만437명의 사례를 편두통이 없는 5배수 일반인 대조군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이들의 성별과 출생 연도 등 요소들을 사전에 매치시켰다. 평균연령은 남녀 각각 40.3세와 41.5세였다.
연구 결과 전체적으로 편두통이 있는 여성은 없는 여성보다 조기 심근경색 위험이 22%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편두통 환자는 7%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조기 뇌경색 발생률 역시 편두통 여성이 21%, 편두통 남성이 23%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여성 편두통 환자는 뇌출혈 위험도 13%나 높았다.
국내에서는 편두통과 치매 사이의 관계를 관찰한 연구도 나왔다. 연세대 원주의대 세브란스기독병원 백민석 교수 연구팀은 국가건강검진에 참여한 40세 이상 성인 607만6184명을 대상으로 2002~2019년 18년 치의 의무 기록을 분석한 결과, 편두통을 앓았던 사람의 치매 발병률은 7.1%인 것으로 집계됐다. 편두통 진단 병력이 없는 사람의 치매 발병률(3.7%)의 약 2배 수준이다.
편두통이 만성인지 간헐적인지에 따라서도 결과가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 편두통 환자의 치매 발생 위험이 1.4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연구팀은 만성적이고 반복적인 편두통이 뇌 구조를 취약하게 만들고 기능을 약화해 기억력 저하를 초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편두통은 만성 스트레스와 염증을 부르는데, 이 여파가 장기간 축적될 경우 치매 발병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편두통은 일반인의 약 10%가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하다. 특별한 원인 없이 관자놀이 부근이 쑤시듯 아프고, 이 증상이 반복된다면 의심해 봐야 한다. 특히 약물남용·카페인 과다 섭취·음주·흡연 등도 영향을 줄 수도 있으니 올바른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한 달에 세 차례 이상 심한 편두통이 발생해 삶의 질이 떨어지는 수준이라면,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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