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불가 의사'로 알려진 주석중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62)를 덤프트럭으로 치어 숨지게 한 60대 트럭 기사가 불구속 입건됐다.
18일 서울 송파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1시 20분께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패밀리타운 아파트 앞 교차로에서 트럭 기사 A 씨가 주 교수가 탄 자전거를 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A 씨는 우회전하려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주 교수의 자전거를 친 것으로 파악됐다. A 씨의 덤프트럭 뒷바퀴가 자전거를 밟고 지나가면서 이에 깔린 주 교수가 숨졌다.
경찰은 A 씨가 주 교수를 미처 발견하지 못해 사고를 낸 것으로 판단,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수사할 계획이다.
앞서 주 교수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트럭이 우회전 일시 정지 의무를 위반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하지만 A 씨는 교통신호를 위반하지 않았고 사고 당시 횡단보도 신호도 빨간불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반적인 우회전 일시 정지 의무 위반 여부를 묻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또한 사고가 난 곳은 교통섬과 인도 사이로 난 우회전 전용도로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빨간불에서 자전거를 타고 횡단보도를 건너려 했는지 등을 면밀히 따져 판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온라인상에서는 주 교수에 대한 추모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주 교수는 국내 대동맥 수술의 수준을 다른 차원으로 끌어올린 '탁월하고 훌륭한'이라는 단어로 표현해낼 수 없는 인재 중의 인재"라며 "이런 인재는 대체가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탁월하고 훌륭한'이라는 표현으로 부족한 인재의 부재로 인해 누군가는 살아날 수 있는 소생의 기회를 잃게 될 것"이라며 유능한 의사의 비극은 한 사람의 비극으로 끝나지 않는다. 하늘의 뜻이겠지만, 인간의 마음으로는 너무나 슬픈 일"이라고 애도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