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벨라루스에 핵무기 배치를 시작한 사실을 인정하며 올해 말까지 작업을 끝내겠다고 했다. 러시아의 핵 위협 등에 맞서기 위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냉전 이후 처음으로 ‘집단방위계획’ 수립에 나섰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6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경제포럼(SPIEF) 연설에서 “올해 말까지 벨라루스에 핵무기 배치를 완료할 것”이라고 했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13일 자국에 러시아 핵무기가 들어왔다고 했는데, 푸틴 대통령이 이를 인정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NATO보다 많은 핵무기를 갖고 있다”며 “국가가 위험해질 경우 핵무기를 쓸 수 있지만 그럴 필요는 없다”고 했다. 그는 또 “서방의 지원으로 F-16 전투기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될 경우 어떻게 공격할지 고려할 것”이라며 “NATO가 분쟁에 휘말릴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의 핵 위협이 고조되자 NATO는 집단방위계획을 수립하기 시작했다. 러시아의 침략을 가정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날 옌스 스톨텐베르그 NATO 사무총장은 NATO 국방장관회의를 마친 뒤 “새로운 ‘지역계획’을 검토하고 있다”며 “냉전 이후 처음으로 (각국의) 방위 체계를 연결하는 집단방위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NATO의 지역계획은 러시아 등 강대국의 침략을 상정한 대응 전략이다. 31개 회원국의 군사 안보 동맹을 한층 강화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NATO 자체가 핵무기 공유를 중심으로 한 집단방위 체제지만 지상·해상·공중 방어전략을 아우르는 지역계획을 수립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어떤 위협도 방어할 수 있도록 NATO군 30만 명을 대기시킬 것”이라고 했다.
한편 우크라이나군은 남부 전선에서 러시아군을 상대로 승기를 잡았다. 한나 말리아르 우크라이나 국방부 차관은 “(우리 군이) 남부의 모든 전선에서 ‘전술적 성공’을 거두고 있다”며 “각 부대가 진격 방향으로 2㎞ 이상 전진하는 데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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