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1년 주택 시장에서 만료되는 전세 보증금 규모가 30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증금 미반환 위험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것이다.
19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전세 계약 기간을 2년으로 간주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계약이 만료되는 2021년 하반기 전국 주택 전세 거래 총액은 149조800억원으로 집계됐다. 내년 상반기에는 153조900억원이다. 향후 1년간 전국에서 전세 계약이 만료되는 보증금 규모는 300조원을 넘는다. 2011년 실거래가 공개 이후 집계된 거래액으로는 최고치다.
해당 기간 아파트가 228조3800억원으로 전체 거래 총액의 75.6%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연립·다세대 33조4200억원(11.1%) △단독·다가구 22조8100억원(7.5%) △오피스텔 17조5600억원(5.8%)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118조68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기도 98조9300억원 △인천 15조8200억원으로 수도권에서만 233조4300억원(77.3%)이 집중돼 있다. 수도권을 제외하면 지방은 부산의 전세 계약 만료 보증금 총액이 12조1700억원으로 지방 중에서는 유일하게 10조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어 △경남 7조7700억원 △울산 2조8000억원으로 부·울·경 권역이 22조7500억원(7.5%) 규모를 차지했다.
시군구별로 보면 서울 강남 3구에 집중됐다. 강남구가 13조2100억원으로 가장 많고, 송파구 11조6000억원, 서초구는 9조2500억원이다. 이 밖에 강서구 7조4700억원, 강동구 6조5500억원이다. 경기·인천은 성남시 분당구가 9조1700억원으로 가장 많고 경기 화성시 6조5500원, 경기 남양주시 5조7300억원 등으로 많았다. 지방에선 대전 서구가 2조5200억원으로 가장 많고, 대구 수성구가 2조380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300조원 규모 전세 보증금이 1년간 일시에 모두 반환되진 않겠지만 전세 거래 보증금 거래 총액이 줄었고 전국 아파트 전셋값도 2년 전에 비하면 13.5% 하락한 상황을 고려하면 전세 보증금 미반환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증금 미반환 규모는 더 커지고 있다"며 "집주인의 상환 능력을 살피는 등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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