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에…與 "지나간 버스 세우겠다는 것"

입력 2023-06-19 15:27   수정 2023-06-19 15:35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한 것과 관련해 국민의힘은 "지나간 버스를 다시 세우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이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이제 와서 지나간 버스를 다시 세우겠다는 것인데, 어쨌든 세우겠다니까 환영할 일"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말로 할 게 아니라 실천하면 좋을 것 같다"며 "지금까지 불체포특권을 남용했던 민주당 사람들 다 지금 체포동의안을 국회에서 다시 처리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꼬집었다.

김 대표는 이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불체포특권 포기를 언급하며 쇄신의 모습을 연출하려 애썼지만 먼저 사과부터 했어야 옳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이날 본회의장에서 '대전환의 시대, 퇴행을 거슬러 내일을 창조하자'라는 제목으로 배포된 이 대표의 연설문 제목 밑에 '대역행의 시대, 진보를 거슬러 퇴행을 자초하자'라는 메모를 적어 이 대표를 비꼬기도 했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 참석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연설을 들은 뒤 기자들과 만나 "대한민국 사법 시스템에 따라서, 그 절차 내에서 행동하겠다는 말씀은 기존에 하셨던 말씀보다는 좋은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면서도 "다만 그걸 어떻게 실천하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평가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다른 국민들과 똑같이 형사사법 시스템 내에서 자기방어를 하시면 되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대표의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이 의미가 없는 3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김 의원은 "이 대표는 대선 기간 중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말을 바꿨던 것처럼 지금 이렇게 약속해도 또 말을 바꿀 것"이라고 했다. 이어 "새로 체포동의안이 나오면 가결될 가능성이 매우 높고, 이는 사실상 불신임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위험을 피하려고 표결을 안 하겠다는 것"이라며 "또 향후 청구될 구속영장의 범죄사실은 지난 번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해 영장이 기각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계산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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