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습 출금을 정지하면서 '먹튀 논란'에 휩싸인 가상자산(암호화폐) 예치서비스 운용사 델리오가 앞서 증권사들과 다수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으나 실제 진행된 사항은 전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신한금융투자 측은 블루밍비트와의 통화에서 "델리오와 MOU를 맺은 이후 구체적인 사업은 진행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7월 신한금융투자는 델리오와 디지털자산 비즈니스 MOU를 체결하고 블록체인 기반 상품·서비스 공동 개발, NFT 등 디지털자산 비즈니스 협업, 금융과 블록체인 기술과의 연관 생태계 조성 등에 나서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신한금융투자가 델리오와 MOU를 체결한 시점은 자사 블록체인 부서가 만들어지기도 전"이라면서 "가상자산 업계에 대한 스터디를 하는 차원에서 MOU를 맺게 됐을 뿐, 이후로 양사 간 업무가 발생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델리오와 토큰 증권 플랫폼 구축을 위한 MOU를 맺은 유진투자증권 역시 "델리오 측에서 장외거래 사업에 진출하겠다며 추후 협력해보자고 제안해 MOU 대상에 포함하게 된 것"이라며 이후에 진행된 부분은 일절 없다고 밝혔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 5월 델리오, 람다256, 아이티아이즈와 토큰증권 플랫폼 구축을 위한 MOU를 체결하고 토큰증권 발행 플랫폼 개발에 돌입했다. 그러나 실제 해당 플랫폼 개발에는 람다256과 아이티아이즈만 유진투자 측과 협업하고 있을 뿐 델리오와는 진전된 사항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델리오가 신사업으로 장외거래중개업자에 나설 계획임을 밝혔고, 장외거래 라이선스를 획득하고 토큰증권 유통 플랫폼을 만들게 되면 유진투자의 발행 플랫폼과 연계해서 사업을 진행해보자고 제안했다"라며 "회사 입장에서는 우선 발행 플랫폼을 개발하는데 주력하고 있는 만큼 델리오와 MOU 이후로 추가적인 논의조차 한 적이 없다"고 전했다.
해당 MOU를 함께 맺은 람다256 측 역시 처음부터 토큰증권 플랫폼 개발 관련 유진투자와 단독으로 논의가 오갔을 뿐 델리오와는 따로 접촉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람다256 관계자는 "델리오와 사업적 관계가 있었던 적이 없다"라며 "유진투자증권이 리딩해서 구축한 컨소시엄에 함께 포함이 됐을 뿐, MOU 협약식 진행할 때 한 번 외에는 만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델리오는 지난 17일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투자자보고회의를 열고 자산을 맡긴 하루인베스트와 B&S홀딩스의 상황에 따라 단계적으로 출금을 재개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현장에서 정상호 델리오 대표는 투자자들이 해결책을 요구하자 B&S홀딩스 측으로부터 자금 회수에 실패할 경우 회사를 매각 혹은 제3자 유상증자에 나서거나 본인의 주식까지 다 내놓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 대표는 B&S홀딩스 측으로부터 7~8월에 자금을 상환하겠다는 구두 약속을 받았으나, 이들이 구속 임박 상태이기에 의구심이 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하루인베스트에 예치한 자산 및 손실금 규모, 구체적인 상환 시기나 방법 등은 밝히지 않았다.
이번 사태와 관련 금융당국은 지난 14일 블루밍비트와의 통화에서 "델리오가 횡령 및 배임 이슈가 많아 보인다"라며 "이는 결국 형사 처벌의 영역으로, 수사 당국과 협조해 대응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델리오는 지난해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고를 완료한 바 있다.
양한나 블루밍비트 기자 sheep@bloomingbit.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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