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의 평균 신규 연체율은 작년 1~7월 0.04%에 머물렀지만 8~10월 0.05%로 올랐고 11월 0.06%, 12월 0.07% 등으로 뛰었다. 올해 들어서도 1월 0.08%, 2월 0.09%로 상승했다. 지난 3월엔 은행들이 분기 말 연체 대출 채권 매각·상각에 나서면서 0.07%까지 떨어졌지만 4월 다시 0.08%로 반등하더니 지난달엔 0.01%포인트 더 올랐다.
가계와 기업 모두 빚을 제때 갚지 못한 비율이 늘어났다. 가계의 신규 연체율은 5대 시중은행 평균 기준 작년 5월 0.04%에서 올해 5월 0.08%로 상승했다. 기업의 신규 연체율 역시 같은 기간 0.05%에서 0.11%로 두 배 수준으로 뛰었다.
신규 연체율 상승세는 전체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연체율은 신규 연체액을 포함해 1개월 이상 연체가 발생한 모든 연체액이 전체 대출잔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5대 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은 5월 0.33%로 전년 동월(0.20%) 대비 0.13%포인트 뛰었다. 원화 대출 연체율은 1월 0.26%에서 2월 0.31%로 오른 이후 은행권의 적극적 연체율 관리로 0.27%까지 하락했지만 4월 다시 0.31%로 상승했고 지난달 0.02%포인트 추가로 올랐다.
경기 악화로 이자조차 내기 어려운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외부감사 대상 비금융 영리법인 3만129개를 조사해 이달 13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 비중이 지난해 35.1%로 전년 대비 1%포인트 늘었다. 이자보상비율은 기업의 영업이익을 이자 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100%보다 낮은 기업은 영업으로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이른바 ‘한계기업’으로 분류된다.
향후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 연체율이 계속 높아지고, 결국 은행의 재무 건전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만 이달(6월) 연체율은 일시적으로 낮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은행들이 분기별 마지막 달마다 연체 채권을 집중적으로 매각·상각 처리해 연체율을 낮게 관리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한 은행의 여신 담당 부행장은 “은행 등 1금융권의 연체율은 현재 낮은 수준이지만, 빠른 속도로 심화하고 있는 2금융권의 부실이 1금융권으로 전이될 수 있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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