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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앞선 영역도, 뒤처지는 영역도 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2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경쟁사와 비교했을 때 구글 챗봇 바드의 위치에 만족하느냐’는 질문을 받은 그가 자사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에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AI를 검색에 접목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움직임이 구글을 춤추게 했다”는 사티아 나델라 MS CEO의 발언에 대한 의견을 물었을 때도 “모두 게임의 일부일 뿐”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구글은 MS와의 AI 경쟁에서 한발 늦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3월 뒤늦게 챗봇 바드를 내놨지만 시연회에서 오답을 내놔 자존심을 구겼다. 2000년대 초반 야후를 제치고 20년간 전 세계 검색시장의 90%를 점유하는 절대강자로 군림해온 구글에 찾아온 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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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등에 불이 떨어진 구글은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AI 연구조직인 딥마인드와 브레인을 ‘구글 딥마인드’로 통합했고, AI 기술을 구글의 제품 밑단까지 적용했다. 탄탄한 구글 생태계를 활용해 반전을 모색하겠다는 뜻이다.
구글의 전략 방향은 지난달 미국 마운틴뷰에서 열린 개발자회의 ‘구글 I/O’를 통해 구체화됐다. ‘시각적 검색’으로 사용자경험(UX) 대전환에 나선 점이 눈에 띈다. 텍스트 못지않게 이미지 검색 수요가 많다는 점을 감안한 행보다. 시각적 검색을 위한 도구인 ‘구글 렌즈’는 올 들어 한 달에 120억 명이 사용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구글의 오피스 서비스 프로그램도 AI로 재무장한다. ‘듀엣 AI’ 서비스가 구글 워크스페이스에 접목된다. 18억 명이 사용하는 지메일은 AI가 응답 초안을 작성해주는 등 문서 보조 기능을 개선했다. 구글시트는 데이터 분류 자동화 기능을 추가했고, 구글슬라이드는 텍스트 기반으로 이미지를 생성하는 기능을 장착했다. 구글 맵에도 변화가 생긴다. 구글은 출발 전 모든 여정과 구간을 시각화해 볼 수 있는 ‘경로 몰입형 보기’ 기능을 수개월 내 출시할 예정이다.
EU 집행위는 “구글이 광고 사업의 일부 서비스를 매각해야만 경쟁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법무부도 올초 비슷한 이유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하면서 구글의 광고 서버와 광고 거래소를 분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광고 거래소를 떼어내면 구글이 광고 사업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리콘밸리=최진석/서기열 특파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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