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산 소금' 150만원에 팝니다"…선넘은 '솔트테크'

입력 2023-06-20 22:00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 전에 생산된 천일염 팝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공포에 '소금 대란'이 벌어지자 최근 한 중고거래 플랫폼에 올라온 판매글이다. 소비자 불안감이 커진 틈을 타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일어난 2011년 이전에 생산된 소금이란 명목으로 고가에 되팔려는 이들까지 나타났다.
평년 대비 소금 가격 65% 급등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후쿠시마 오염수 이슈에 소금 수요량이 급증했지만 기상 악화 등 악조건으로 국내 소금 공급량이 줄어들면서 소금 가격은 가파르게 뛰었다. 전날(1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굵은소금(5kg) 소매가격은 평균 1만3094원으로 한 달 전(1만2500원)보다 4.8%, 1년 전(1만1189원)보다는 17.0% 각각 올랐다.

3년 평균값이자 평년 가격(7940원·지난 5년간 해당일에 대한 최고값과 최소값을 제외한 수치)과 비교하면 65%나 뛰었다.

다음달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임박하자 소금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미 상당수 대형마트에선 20kg 이상 대용량 소금이 품절돼 진열대가 텅 빈 상태다.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김모 씨(31)는 "오염수 방류 전에 미리 소금을 사놔야 하는 건지 걱정"이라며 "마트에 가면 정말 소금이 안 보이니까 불안한 마음이 커진다"고 했다.
오래된 소금 값이 무려 150만원? 웃돈 붙여 되팔이도

후쿠시마 원전 폭발 전에 생산된 소금에 웃돈을 붙여 파는 사례도 나왔다. 이날 한 중고거래 플랫폼을 보면 '2010년산 신안 천일염 소금 30kg. 후쿠시마 원전 폭발 전 13년 된 오래된 소금 팝니다'라는 판매글이 게재됐다. 10년이 넘은 이 소금의 가격은 무려 150만원으로 책정했다.

이외에도 온라인 상에서는 소금 20kg 대용량 한 포대를 7만~8만원에 판매한다는 글도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이 가격은 전남 신안군수협직매장이 지난 8일 공지한 2021년산 20kg 가격(3만원)보다 두 배가량 비싼 수준이다.

소비자들의 불안 심리를 노린 일부 유통업자들의 수법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신모 씨(29)는 "먹거리 문제라 불안하긴 하지만 100만원 넘는 가격으로 소금을 파는 건 너무했다"며 "불안 심리를 악용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두 달간 기상여건으로 소금 생산량이 잠시 줄었을 뿐이라며 6~7월 소금 생산량이 회복되면 공급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국내 최대 천일염 산지인 전남 신안군도 천일염 공급량이 회복 중이라고 발표했다. 신안군은 전국 천일염의 80% 이상을 생산하고 있으며 매년 4~10월 연평균 약 23만t을 생산하고 있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적정 가격보다 비싸게 소금을 구입하는 사례를 두고 "다음달 햇소금이 본격 출하되면 올해 김장하는 데는 지장 없을 것"이라며 "고품질 신안 천일염을 산지에서 적정 가격에 구입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현주 한경닷컴 기자 wondering_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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