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600선을 두고 줄다리기를 펼치고 있다. 그동안 상승장을 이끌어온 외국인이 최근 매도 우위로 돌아서면서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당분간 조정을 거칠 수 있어 ‘쉬어갈 국면’이라고 조언했다.
20일 코스피지수는 0.18% 내린 2604.91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2596.82까지 떨어지며 지난 8일 이후 8거래일 만에 장중 2600선 밑으로 밀렸다. 그동안 증시 상승을 이끌어온 외국인 수급이 약화한 게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10거래일(6월 7~20일) 동안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13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전 10거래일(5월 22일~6월 5일) 동안 2조7109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것과 대비된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단기 상승으로 과열 조짐을 보이면서 외국인이 매도세로 돌아섰다고 분석했다. 증시의 과매수 정도를 나타내는 상대강도지표(RSI)는 지난 14일 기준 코스피지수에서 70.41까지 상승했다. 일반적으로 RSI가 70 이상이면 과매수 구간, 30 이하면 과매도 구간으로 분류된다.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로 증시가 상승했지만 올 2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점도 하락 전환의 배경으로 꼽힌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실적 전망치가 존재하는 상장사 228곳의 2분기 영업이익 합산액은 31조6996억원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2분기(52조4524억원)에 비해 39.5% 줄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 주도주 역할을 하는 대형주의 시가총액 비중은 지난주 고점을 형성하고 하락 전환했다”며 “단기 과열 양상을 해소할 시간이 조금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실제 조정이 오더라도 하락폭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수출이 바닥을 통과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5% 전후의 제한적 조정을 예상한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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