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경쟁 승자는…골드만삭스가 뽑은 '승자와 패자'

입력 2023-06-22 09:20   수정 2023-06-22 09:50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양극재가 과잉 공급되며 주요 기업의 희비가 교차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양극재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기업은 수익성이 악화한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진입장벽이 높은 배터리셀 업체는 경쟁을 이겨낼 것이란 관측이다.

21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미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향후 10년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양극재가 과잉 공급될 것으로 관측했다. 양극재를 생산하는 기업이 점차 늘어나서다. 양극재 경쟁이 심화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양극재 간 품질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가격 경쟁만 펼칠 수 있어서다.

골드만삭스는 이런 추이가 계속되면 에코프로비엠과 포스코퓨처엠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12일에도 골드만삭스는 두 기업에 대해 매도 의견을 낸 바 있다.

매도 의견을 낸 근거로는 양극재는 품질이 거의 비슷하고 10년간 공급 과잉이 예상되며 중국산 양극재를 배제해도 미국에서 공급 부족이 없을 것이라는 점을 들었다. 또 한국 업체들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은 과도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는 에코프로비엠의 목표 가격을 12만5000원으로 제시했다. 전날 종가(25만 8000원)의 반토막 수준이다. 포스코퓨처엠 목표가는 전날 종가 대비 40%가량 낮은 22만원으로 제시했다.

되레 골드만삭스는 배터리 셀 업체인 삼성SDI와 LG화학을 선호하는 주식으로 꼽았다. 양극재 업체보다 초기 진입장벽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경쟁이 덜하고 과점도 가능한 분야라는 설명이다. 배터리 셀은 연구개발(R&D) 비용이 상당한 탓에 신생 기업이 쉽게 양산하기 어려운 제품이다.

골드만삭스는 삼성SDI와 LG화학 주가가 앞으로 12개월 동안 각 32%, 19%씩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마진 확보가 수월하다는 이유에서다. 또 장기간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이유도 들었다. 양극재 업체는 전기차 업체와 최대 3년짜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지만, 배터리 셀 기업의 경우 평균 6~7년으로 집계됐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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