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버디 226개 쏟아진 비결은 '부드러운 그린'

입력 2023-06-25 18:43   수정 2023-06-26 00:18

226개. 25일 막을 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BC카드·한경레이디스컵 최종 라운드에서 쏟아진 버디의 개수다. 이글도 3개나 나왔다. 이번 대회에선 선수들의 열띤 승부만큼이나 화려한 버디쇼가 골프팬을 매료시켰다. 우승자 박민지(25)는 13언더 203타로 이 대회 54홀 최소타 기록을 새로 썼다.

화려한 버디쇼의 비밀은 부드러운 그린에 있다. 박민지를 비롯한 선수들은 “부드러운 그린 덕분에 공을 쉽게 세울 수 있어서 타수 줄이기가 쉬웠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그랬다. 조정이 KLPGA 수석경기위원은 “대회 전부터 코스에 많은 비가 내려 전반적으로 그린이 다른 대회보다 많이 부드러웠다”며 “수치상으로도 대회 기간 포천힐스CC의 그린 경도가 여느 대회보다 부드러운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KLPGA는 대회마다 그린 경도 측정기를 사용한다. 특정 홀 그린에 측정기를 대고 추를 낙하시킨 뒤 그린이 추에 눌리는 깊이를 잰다. 수치는 ㎜로 표시한다. 추가 들어간 깊이가 0.20~0.24면 매우 단단한 그린, 0.25~0.3은 일반적인 대회 그린으로 분류한다. 0.31~0.35는 주말 골퍼들이 경험하는 경도고, 0.36 이상은 비가 오거나 습할 때 그린이 무르면 나오는 수치다. 조 위원에 따르면 이 대회 1라운드 그린 경도 수치는 0.4까지 측정될 정도로 부드러웠다.

무른 그린을 공략할 땐 자신의 정확한 ‘캐리 거리’를 정확히 알고 있는 게 유리하다. 대회 1라운드에서 날카로운 아이언을 앞세워 7언더파를 몰아친 허다빈(25)은 “무른 그린에선 공이 하나도 구르지 않고 떨어진 지점에 바로 멈춘다고 생각해야 한다”며 “주말 골퍼들은 공이 구른 뒤 멈추는 지점까지의 거리만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캐리 거리를 미리 파악해 두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포천힐스CC=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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