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오션의 여신 등급을 ‘요주의’로 분류하고, 4000억원을 웃도는 충당금을 쌓은 국민·신한·하나·우리·기업은행 등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한화오션에 대해 건전성을 재분류하는 대로 충당금 환입에 나설 계획이다. 금융회사는 여신 건전성을 정상-요주의-고정 이하-회수 의문-추정 손실 5단계로 분류한다. 한화오션의 건전성이 정상으로 높아지면 은행들은 충당금을 덜 쌓아도 된다.
한화오션은 올해 2분기 매출 1조9393억원, 영업손실 125억원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업황 개선 속에 작년 2분기 1000억원에 가까웠던 영업손실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최근 한 달 새 주가가 30% 넘게 뛰었다.
한 시중은행 여신담당 임원은 “산업은행이 대우조선 매각 완료에 따라 2분기 한화오션에 대한 건전성을 상향할 가능성이 높다”며 “신조선가(새로 발주된 배 가격) 지수가 2006년 초호황기 수준까지 상승해 실적 개선 기대도 큰 분위기”라고 했다.
금융권에선 한화오션 관련 여신 충당금이 KB금융(1500억원) 하나금융(1500억원) 우리금융(670억원) 신한금융(300억원) 기업은행(175억원) 등 모두 414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오션의 여신 건전성이 정상으로 분류되면 충당금 환입으로 은행 순이익이 많게는 수백억원 이상 늘어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집계 결과 KB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2분기 합산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4조4399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4조3718억원)보다 1.5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금융당국의 추가 충당금 적립 권고 등을 감안하더라도 4대 금융지주의 2분기 당기순이익이 컨센서스(추정치 평균)를 웃돌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