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X가 시즌 진행 도중에 이례적으로 팬과의 간담회를 마련한 배경에는 “이대로는 안된다”라는 위기의식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DRX는 지난해 2022 LCK 스프링 시즌 4위, 서머 시즌 6위에 오르며 턱걸이로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선발전에 진출했다. 이후 선발전을 통과한 뒤 롤드컵에서 플레이인 스테이지, 그룹 스테이지를 거치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8강과 4강을 넘어 결승까지 진출했고 드라마틱한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주역인 데프트(김혁규)의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소위 '중꺾마'는 2022년의 대미를 장식한 유행어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DRX는 2023 시즌 개막 전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2022 롤드컵 우승을 함께 했던 선수단 중 베릴(조건희)과 주한(이주한)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이 모두 팀을 떠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팬들로부터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를 지키지 못했다”라며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후 라스칼(김광희), 크로코(김동범), 페이트(유수혁), 덕담(서대길) 등 베테랑을 영입하며 늦게 뛰어든 영입 경쟁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2023 스프링 시즌 기대에 못 미친 9위로 마무리하며 팬들의 실망감을 키웠다. 이후 DRX는 이번 서머 시즌을 앞두고 3군 선수인 예후(강예후)와 파덕(박석현)을 승격시키는 파격적인 선택을 선보이며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그러나 개막 이후 4연패를 기록했다. 다행히 지난 25일 농심 레드포스를 세트 스코어 2 대 1로 제압하며 첫 승을 신고했다.
기대보다 안 좋은 성적에 DRX 팬들은 선수단 구성과 운영 등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상황이다. DRX가 이번 간담회를 통해 팬들과 소통에 나선 이유다. 이번 간담회는 DRX의 MD를 구매하거나 멤버십에 가입한 ‘찐 팬’들만 참가가 가능하다. 1승으로 한숨 돌렸지만 여전히 분위기 반전이 시급한 DRX가 이번 간담회를 통해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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