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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박세리가 있다면, 중국엔 펑산산(2021년 은퇴)이 있다. 2007년 데뷔한 이후 중국인 첫 LPGA 우승(통산 10승), 중국인 첫 메이저 우승, 통산 상금 1200만달러, 세계랭킹 1위(2017년), 올림픽 동메달 등을 기록한 중국 골프의 영웅이다. LPGA투어에 중국인 선수가 드물던 시절, 중국 소녀들은 고군분투하는 펑산산의 활약상을 보며 골프채를 잡았다. ‘펑산산 키즈’다. 최근 이들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지난주 메이저 대회인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인뤄닝이 선두 주자다. 인뤄닝은 올해 4월 디오 임플란트 LA오픈에서 중국인으로는 펑산산에 이어 두 번째로 LPGA 정상에 올랐고, 이번엔 메이저 트로피까지 들어 올렸다.
펑산산 키즈의 부상(浮上)은 한국 선수들에겐 새로운 위협이다. 2009년부터 엘리트 선수 육성에 나선 중국의 ‘골프 굴기’가 결실을 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한국 선수들의 미국 진출은 주춤하다. 올해 기준 32개 대회, 총상금 312억원으로 KLPGA 시장이 커지면서 큰 비용을 들여 세계 톱 랭커들과 경쟁해야 하는 LPGA의 ‘가성비’가 예전만 못하다는 얘기도 들린다. 하지만 LPGA의 총상금 규모는 1억1140만달러(약 1450억원)로 KLPGA보다 약 5배 크다. 글로벌 무한 경쟁 시대에 어느 나라, 어느 시장에서 중국과 경쟁하지 않는 게 있을까 싶다.
류시훈 논설위원 bad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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