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술주 폭풍질주 하는데…죽쑤는 네·카오

입력 2023-06-28 17:55   수정 2023-06-29 01:32

국내 간판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하락장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경기 침체 우려로 광고 수익이 크게 줄어드는 가운데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 등장으로 국내 시장을 뺏길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등 미국 경쟁사들이 혁신 기술을 선보이며 대세 상승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신고가 갈아치우는 미국 기술주

28일 네이버 주가는 0.59% 내린 18만4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는 0.71% 하락한 4만9000원에 마감했다. 두 종목은 2021년 고점 대비 각각 60%, 70% 급락했다. 지난 1월 주가가 반짝 반등했지만 2월 들어 다시 급락세로 전환하며 올해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이런 흐름은 최고가를 경신하거나 최고점 돌파를 앞둔 미국 기술주와 대비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 들어 39.7% 오르며 2021년 최고가를 넘어섰다. 알파벳과 메타플랫폼스는 각각 32.8%, 130% 올랐다. 같은 기간 네이버는 4.1% 오르는 데 그쳤고, 카카오는 7.7% 떨어졌다.

주가 추락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챗GPT와 같은 기술 혁신을 우선적으로 꼽고 있다. 미국 내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 등이 혁신을 통해 신기술을 내놓고 있는데 국내 기업들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이 최근 선보인 AI 검색 서비스는 정보기술(IT) 플랫폼 기업들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떠올랐는데, 네이버와 카카오는 관련 서비스를 아직도 출시하지 못하고 있다.

경기 둔화 우려도 투심에 영향을 주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광고가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경기 침체로 광고주들이 예산을 삭감하면서 실적 성장이 정체되고 있다는 것이다.
○네카오 돌파구는?
미국 빅테크는 AI, 클라우드 등 미래 사업을 선점했을 뿐만 아니라 실적도 1분기를 기점으로 회복세로 돌아섰다. 경기 둔화에 대비해 대규모 구조조정을 하면서 군살을 뺐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올 들어 각각 1만2000명, 1만 명을 해고했다. 메타플랫폼스는 작년 11월부터 2만 명이 넘는 직원을 내보냈다.

반면 네이버는 2020년 말 4076명이던 직원 수가 작년 12월 말 4930명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카카오 직원 수도 2837명에서 3901명으로 급증했다. 윤예지 하나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와 카카오가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비용 감축 계획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카카오의 경우 내수 위주의 사업 구조가 한계에 직면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특히 핵심 자회사를 상장시켜 돈을 거둬들이는 사업 방식이 모회사의 기업가치를 떨어뜨려 주가 회복을 어렵게 한다는 지적이 있다.

네이버는 차세대 검색 서비스인 ‘서치GPT’(가칭) 경쟁력이 주가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네이버는 다음달 서치GPT를 공개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내 광고 추가 장착과 쇼핑 서비스 확장 등이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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