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앞둔 면세업계 '인천공항의 결투'

입력 2023-06-30 18:21   수정 2023-07-10 16:48


국내 면세업계에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1일부터 인천공항 면세점이 일제히 ‘정상 영업’을 개시하면서 롯데, 신라, 신세계 등 국내 대형 면세 사업자 ‘빅3’ 간 진검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승자의 저주’를 피하려 인천공항 입찰에 최저가로 응찰했다가 탈락한 롯데면세점이 신라면세점에 1위 자리를 뺏길지가 관심 대상이다.
○인천발 위스키 판매 전쟁
30일 인천국제공항에 따르면 신라(DF1·3), 신세계(DF2·4), 현대백화점면세점(DF5)은 1일 인천공항 면세점 각 권역에서 일제히 영업을 개시한다. 롯데를 포함해 각사가 주목하는 품목은 주류다.

1일부터 ‘주류의 통신 판매에 관한 명령 위임 고시’가 시행돼 온라인 면세점에서 주류를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이전까지는 온라인 면세점에서 예약만 가능하고 결제는 할 수 없었다.

온라인 면세점에서 주류 판매가 허용되면서 위스키, 와인 등 주류가 면세점 매출을 좌우할 ‘히든카드’로 떠올랐다.


주류는 구매액(최대 400달러)이 면세 한도에 포함되지 않아 상당수 관광객이 출국 때 사가는 품목이다. 지난해 9월 관세청이 술 면세 한도를 1병에서 2병으로 늘려 앞으로 판매량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면세점만 해도 전체 주류 매출에서 내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7년 3.0%에서 2019년 5.0%, 2021년 6.4%, 2022년 11.5%로 높아졌다.

인천공항 오프라인 매장 입찰에서 고배를 마신 롯데로선 온라인 주류 판매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롯데면세점은 내국인 고객 비중이 높은 서울 잠실 월드타워점에 약 2645㎡ 규모의 주류 전문 매장도 내년에 선보일 계획이다. 이는 30일 영업을 종료한 롯데면세점 인천공항 제2터미널 면세점 주류 매장보다 약 두 배 넓다. 롯데면세점은 월드타워점이 제공하는 체험형 콘텐츠로 온오프라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승자의 저주’ 우려도
롯데 외 3사는 명품 브랜드 유치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명품 부티크 사업권을 따낸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제1터미널(T1)에서 운영할 샤넬 매장을 앞세워 고객을 끌어모을 계획이다.

이날까지 신세계가 운영한 T1의 에르메스 매장과 T2의 샤넬 매장은 1일부터 신라의 사업 구역에 편입된다.

특히 관심도가 높은 건 복층 매장 듀플렉스다. 듀플렉스는 2015년 싱가포르 창이공항이 처음 선보인 복층형 매장이다. 판매장과 체험형 공간이 함께 있어 매출이 높은 점포로 꼽힌다. 이번에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듀플렉스 매장을 운영하는 신라·신세계면세점은 해당 공간에 에르메스, 루이비통 등 주요 브랜드를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면세업계에선 인천공항 이용객의 추이에 따라 업계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공항면세점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많아질수록 업계 1·2위를 다투는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의 매출 차이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두 회사의 매출 차이가 가장 적었던 2021년 롯데와 신라의 매출은 각각 3조7184억원, 3조3497억원이다. 차이는 3687억원에 불과했다. 2019년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발생한 매출이 총 3조원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승자의 저주’ 우려도 제기된다. 고환율이 이어지며 면세품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임대료 부담은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이번 인천공항 임대료 산정 방식은 출국자 여객 수에 따라 연동된다. 올해 인천국제공항 1~5월 출국자 수는 986만 명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출국자 수(891만 명)를 넘어섰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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