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도 아닌데 "비행기 타고 학교가요"…美 대학생 '울며 겨자먹기'

입력 2023-07-02 07:35   수정 2023-07-02 07:42



미국 샌프란시스코 일대의 주택 임대료를 아끼기 위해 로스앤제레스(LA)에서 비행기로 통학하는 대학원생의 사례가 공개됐다.

6월 30일(현지시간) USA투데이 등 현지 보도에 따르면 버클리대학교에 다니는 한 학생은 로스앤젤레스의 집에서 학교가 있는 캘리포니아까지 9만2089마일을 통학했다.

이 학생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레딧에 자신의 사연을 공개하면서 관심을 모았다.

이 학생은 '빌'이라는 이름으로 진행한 지역 매체 KTLA와 인터뷰에서 "동급생들은 '저녁은 뭐지?'라고 묻는 대신 '비행기는 언제 돌아오냐?'고 묻는다"며 "버클리 근처 학생 주택은 기본 시설 없이 월에 최소 1600달러(한화 약 211만원)의 비용이 들고, 저는 매일 캠퍼스에 있을 필요가 없었다"면서 비행기 통학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버클리대학교가 있는 샌프란시스코 베이는 미국 내에서도 임대료가 비싼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빌은 "2학기 프로그램이 끝날 무렵 주차와 기내 와이파이를 포함해 총 5592.66달러(약 738만원)를 썼다"면서 "항공사 마일리지와 해당 항공사 신용카드가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빌은 일주일에 3번 캠퍼스 수업이 있었고, 대면 회의나 행사가 있을 경우 주5일 비행기에 탑승했다. 빌은 모든 비행기 표를 몇 달 전에 미리 구입하고, 일정이 변경되면 전날 밤에 취소하는 방식으로 가장 저렴하게 항공편을 예약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집에서 학교까지 이동시간은 왕복 4~5시간 정도 소요됐다. 오전 8시 수업을 듣기 위해 오전 5시 30분 비행기를 타야 했고, 오전 3시 30분에 일어나야 했다. 프로젝트가 늦어지는 경우에는 심야 비행기를 타곤 했다. 그러면서도 "그 덕분에 임대료를 절약할 수 있었다"고 만족감을 보였다.

빌은 "내 인생에서 한 가장 미친 짓 중 하나일 것"이라면서 "어떤 수업도 빠지지 않고 해냈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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