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 CEO의 격투기 대결이 ‘농담이 아닐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종합격투기 단체 UFC의 데이나 화이트 회장이 두 사람 간의 대결을 성사하기 위해 물밑 조율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NYT는 데이나 화이트 회장의 말은 인용해 “두 사람이 정말로 한 판 붙을 의향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말 저커버그는 머스크와의 SNS 설전 후 화이트 회장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머스크가 진심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화이트 회장은 머스크에게 전화를 걸어 의향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이후 화이트 회장은 매일 밤 두 억만장자와 각각 통화하며 격투 대결 조율에 나섰다. 지난달 27일에는 “새벽 12시45분까지 두 사람과 통화했다. 그들은 둘 다 대결을 원한다”라고 NYT에 밝혔다.
화이트 회장은 지난 열흘간의 조율로 대결 성사를 향해 조금씩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대결이 성사될 거라는 보장까지는 없다. 다만 이번 대결의 대략적인 윤곽이 구체적인 형태를 드러내고 있다고 화이트 회장과 복수의 소식통이 NYT에 전했다.
성사될 경우 ‘시범 대결’ 형태가 될 것이며, UFC가 공식 관할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화이트 회장은 설명했다. 머스크와 저커버그는 자선 성격의 이벤트가 돼야 한다는 데 합의했으며, 대결 장소로 라스베가스를 선호한다고 한다.
NYT에 따르면 저커버그의 친구와 참모들은 대체로 이번 대결을 지지하지만, 시간 낭비라며 반대하는 의견도 있다. 저커버그가 머스크보다 13살 어리고 지난 18개월간 주짓수를 연마하는 등 강도 높은 운동을 해왔다는 점에서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체격이 훨씬 큰 머스크가 우위에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머스크는 평소 거의 운동하지 않는 데다 과거 스모 선수와의 대결 후 수술받을 정도의 등 부상을 당했다. 최근 일본 무술인 유도와 극진가라데를 연습 중이라고 밝혔다. 머스크는 화이트 회장에게 ‘체중을 하나도 줄이지 않을 것’이라며 체급 우위를 이용할 생각임을 시사했다. 화이트 회장은 두 사람의 체급 차에 대해 우려하면서도 “격투 스포츠 역사상 가장 큰 싸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머스크의 모친은 최근 트위터에서 “이 대결을 부추기지 말라”며 두 사람의 대결에 반대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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