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코스피가 10% 넘게 상승했지만 국내 대표 기술주인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는 힘을 못 쓰고 있다. 특히 외국인의 거센 순매도세가 이들 종목의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네이버는 18만2800원에, 카카오는 4만9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와 비교하면 네이버 주가는 1.84% 상승했으나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15.21%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저조한 상승 폭이다. 심지어 카카오는 연초 대비 6.83% 하락했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당시 비대면 경제가 활성화될 것이란 기대감에 상승했다. 더불어 성장주에 대한 우호적인 수급 환경으로 상승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금리 인상이 시작되면서 상승분을 반납해야만 했다. 특히 카카오는 1분기에 '어닝 쇼크' 수준의 실적을 내놓으면서 하락 폭을 키웠다.
여기에 외국인 투자자의 '팔자'도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외국인은 네이버를 지난달 19일부터, 카카오는 지난달 13일부터 단 하루도 빠짐없이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 6월 한 달간 외국인의 네이버·카카오 순매도액은 각각 3120억원, 1830억원에 달한다.
이로 인해 네이버는 연초 시총 8위에서 지난달 말 10위로, 카카오는 10위에서 14위로 밀려났다.
증권가는 네이버와 카카오에 대해 2분기보다는 하반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광고, 쇼핑 등 주요 전방산업 성장률 둔화 영향이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네이버는 1분기 대비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상승해 비교적 선방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카카오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6.5% 하락한 142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 3분기부터는 인공지능(AI)이 두 회사의 실적 개선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네이버는 오는 7월에 AI 챗봇 서비스 '큐:'를 선보일 예정이며 카카오도 하반기 AI 모델 공개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의 하반기 영업이익 성장률이 평균 15% 전후를 마크하는 호실적을 기록할 것이라 내다봤다.
그는 "하반기 AI와 콘텐츠 부문에서 강한 모멘텀을 발현할 것으로 보인다"며 "AI는 하이퍼클로바X 공개와 이를 적용한 서비스 상용화가 핵심이고 콘텐츠는 글로벌 지식재산권(IP) 확산과 자체 제작 역량 강화를 골자로 한다. 이르면 연내 공개가 예상되는 로어올림푸스, 비질란테 등이 주요 프로젝트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김동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에 대해 "AI 챗봇의 장점과 카카오 산하 자산을 결합하면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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