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자대학교는 오는 7일 제인 구달 연구소 설립자이자 UN 평화대사인 제인 구달 박사에게 명예이학박사학위를 수여한다고 4일 밝혔다.
김은미 이화여대 총장은 “구달 박사는 평생을 과학 탐구와 환경 보존에 헌신했으며, 특히 역사적으로 남성중심적인 과학 분야에서 여성으로서의 선구적인 역할을 해 왔기에 명예이학박사학위를 수여키로 했다”며 “구달 박사의 지칠 줄 모르는 지식 추구와 지속가능한 세상에 대한 끊임없는 노력은 이화의 비전과도 맞닿아 있다”고 밝혔다.
1934년 런던에서 태어난 구달 박사는 어린 시절부터 동물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보였다. 아프리카 이야기에 크게 영감을 받았다. 1956년 침팬지 연구자를 찾고 있었던 고생물학자 루이스 리키 박사와의 만남을 계기로 탄자니아의 숲에서 침팬지에 대한 혁신적인 연구를 수행하게 된다. 구달 박사는 탄자니아 곰베 스트림 국립공원에서 60년 이상 침팬지를 연구하고 보호하는 데 헌신했다. 이는 역사상 영장류에 대해 가장 오랫동안 진행된 연구로 기록됐다.
침팬지가 도구를 사용하고, 복잡한 사회 시스템을 갖고 있다는 발견은 영장류에 대한 인간의 이해에 혁명적인 영향을 미쳤다. 침팬지들에게 숫자 대신 이름을 부여하고, 각자의 개성을 강조함으로써 동물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켰다. 과학자들과 환경 보호론자에게도 커다란 영감을 주었다.
구달 박사는 1977년 ‘제인 구달 연구소’를 설립해 침팬지 및 다른 야생 동물들이 처한 실태를 알리고 서식지 보호와 처우 개선 활동을 펼쳤다. 환경 및 동물보호의 필요성을 알리고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준 ‘제인 구달 연구소’는 전 세계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한국은 이화여대 최재천 교수가 설립한 ‘생명다양성재단’이 ‘제인 구달 연구소’의 한국지부를 겸해 2013년에 출범했다.
구달 박사는 이화여대와 특별한 인연을 이어오기도 했다. 2004년과 2007년에 이화여대를 방문해 학생들을 위한 강연을 진행했다. 2012년에는 이화학술원 석좌교수로서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희망의 이유’에 대한 대중 강연을 펼쳤다. 2014년에는 제14회 김옥길 기념강좌 연사로 초청돼 ‘희망의 씨앗’을 주제로 강좌를 열기도 했다.
수여식 후 구달 박사는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희망의 실천’이라는 주제로 대중 강연을 진행한다. 참석자는 사전 신청을 통해 선정됐다. 대강당 전석이 마감됐다.
이화여대는 1952년부터 2022년까지 총 111명에게 명예 박사학위를 수여했다. 구달 박사는 112번째 수여 대상자이다. 그동안 이화여대에서 명예 박사학위를 받은 유명인으로는 타르야 할로넨 핀란드 대통령(2002년), 메리 매컬리스 아일랜드 대통령(2005년), 미첼 바첼렛 칠레 대통령(2009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2010년), 반기문 UN 사무총장(2015년), 케르스티 칼률라이드 에스토니아 대통령(2018년) 등이 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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