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공사비 급등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중단 등의 여파로 올초부터 주택 공급 메커니즘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분양, 인허가, 착공 등 상반기 주택 공급 통계를 살펴보면 3년 뒤 ‘공급 공백’의 부작용이 눈에 선하다. 지금 공급 부족을 메우는 총력전에 나서지 않으면 3년 뒤 입주대란을 책임져야 하는 건 정부, 구체적으로 국토교통부다.
분양시장 침체와 미분양 우려로 상반기 누적 분양 물량도 크게 줄었다. 지난 1~5월 전국 공동주택 분양은 4만6670가구로, 전년 동기(9만6252가구)보다 51.5% 감소했다. 이 중 수도권은 2만8554가구로 40.7% 줄었다.
상반기 주택 인허가와 착공도 쪼그라들긴 마찬가지였다. 주택 인허가는 올해 들어 5월까지 15만7534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4.6% 감소했다. 수도권 인허가 물량은 6만581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17.3%, 지방은 9만6953가구로 28.6% 줄었다. 전국 아파트 인허가는 13만6242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8.5% 감소했다. 연립 다세대 등 아파트 외 주택(2만1292가구)은 49.1% 줄었다.
5월까지 주택 착공 실적은 7만7671가구로 47.9% 감소했다. 지난해부터 부동산 PF 대출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데다 7만 가구를 오르내리는 미분양 우려 때문에 건설사가 공급을 머뭇거린 영향이 크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공급 공백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지난해 이후 급등한 공사비를 합리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도 만들어 조합과 시공사 간 분쟁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 공사비 갈등으로 공급이 지연되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이 한두 곳이 아니다.
정상화가 가능한 주택 사업은 선별적으로 자금 조달을 할 수 있도록 부동산 PF 대출 문턱을 낮추는 것도 필요하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공공택지가 잇따라 유찰되는 것도 사업성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택지 공급가를 낮추거나 5년 무이자 분할 납부 등 공급 방식을 바꾸는 것도 검토할 만하다. 단기 아파트 공급이 쉽지 않은 만큼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 등 비아파트 공급을 촉진할 방안 마련도 서둘러야 한다. 소형 오피스텔을 주택 수 산정에서 제외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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