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 우려에도 '부실채권' 호황…금리 인상에 '폭탄' 되나

입력 2023-07-06 11:25   수정 2023-07-06 11:45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금리 인상과 이에 따른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올해 주식·채권 시장에서는 위험자산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미국 경제가 침체를 겪지 않을 수 있다는 이른바 '경착륙론'이 부실 자산의 위험성을 가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영국의 주요 수도시설 등 부실 기업이 헤드라인을 장식하기 시작했지만 채권 시장에서 가장 위험한 부문들이 가장 좋은 성과를 거뒀다"고 보도했다.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정크본드 취급을 받는 CCC등급 회사채의 올해 수익률은 9.99%, 우량 기업으로 꼽히는 AA등급 회사채의 수익률은 2.68%였다.




주식시장에서도 위험성이 높은 대형 주식의 수익률이 높았다. 소시에테제네럴에 따르면 주식시장을 기업 규모 및 파산 가능성에 따라 분류한 결과 대형/취약주의 수익률은 21.99%, 대형/건전주는 7.99%였다. 소형/건전주의 수익률은 10.28%, 소형 취약주는 0.059%였다.

채권 시장에서는 일반적으로 위험한 자산일수록 수익률이 높다. 투자자가 파산 리스크를 안고 베팅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위험자산 호황이 '연착륙론'에 기대고 있다는 점이다. WSJ은 "역사상 가장 광범위하게 예측됐던 경기 침체가 도래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장 취약한 대출자들이 혜택을 봤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초 제로금리에서 올해 5~5.25%대 까지 상승한 미국 기준금리가 더 오를 경우 위험자산은 손에 쥔 폭탄처럼 터질 수 있다. WSJ은 잠재적 위험 기업을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눴다. 우선 코로나19 막바지에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의 지원을 받은 투기성 기업과 제로금리로 살아남은 좀비 기업들이다. 이들은 수익 기반이 탄탄하지 않은데도 급증한 유동성으로 성장했다는 게 특징이다. 시중 자금이 다시 말라붙을 경우 순식간에 붕괴할 수 있다는 평가다.

현금 흐름이 탄탄하면서도 막대한 부채를 떠안고 있는 기업이 두 번째 유형이다. 영국 런던의 상수도 공급업체인 템즈워터, 프랑스에서 부채를 기반한 인수합병(M&A)로 성장한 슈퍼마켓체인 카지노 기사르 페라숑 등이 대표 사례다. 템즈워터는 인플레이션으로 부채가 급증하면서 국유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부채가 많지 않더라도 수익 변동성이 심한 기업 역시 위험 자산으로 꼽힌다.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등 변동성이 높아 사모펀드 등의 자금 지원을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WSJ은 "많은 기업이 재무제표를 수정하기 위해 구조조정을 해야 할 경우 성장에 역풍이 불고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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