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열 칸타코리아 대표(사진)는 9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도 소비자의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이 월등히 높은 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칸타코리아는 구매 및 인식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업들을 대신해 시장 및 소비자 조사 등 전반적인 마케팅 업무를 해주는 국내 1위 시장조사 업체다.
양 대표는 기업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략이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인식과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들은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사소한 것부터 누적돼 형성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작은 게 쌓이다 보면 어느 순간 소비자는 해당 기업이 친환경적인 기업이라고 인식하게 된다”고 말했다.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라는 슬로건으로 소비자에게 친환경 기업으로 인식된 유한킴벌리가 대표적 사례로 꼽혔다.
칸타가 최근 발표한 ‘지속가능성 섹터 지표’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 중 브랜드의 지속 가능성 관련 행보에 눈여겨본다고 답한 비율이 87%에 달한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 다른 국가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 유해 폐기물, 대기오염 등 환경 문제에 관심이 높았다. 양 대표는 “한국에선 과대 포장이 우려된다는 소비자 응답이 60% 이상으로 다른 국가에 비해 높다”며 “몸에 밴 철저한 분리배출 습관과 높은 교육 수준 등이 이유”라고 분석했다.
세대 간 인식 차이도 기업이 ESG 전략을 수립하는 데 중요한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국내 기업들의 ESG 전략이 ‘E(환경)’만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며 “Z세대의 경우 다른 세대에 비해 공정을 중요시하고 다양성, 형평성 등의 사회적 이슈(S)에 높은 관심을 보인다”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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