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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레드가 빛의 속도로 가입자를 끌어모을 수 있었던 배경으로 인스타그램 연동 효과, FOMO(유행에 뒤처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심리) 현상 등을 꼽는다. 하지만 초기 흥행의 일등공신은 단연 트위터와 일론 머스크다. 지난해 트위터를 인수한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수익성 확보를 내세워 인력을 75% 감축하는 바람에 서비스 먹통 사태까지 일으켰다. 이렇게 양산된 트위터 난민이 ‘트위터 대항마’를 자처한 스레드로 대거 몰려들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와 머스크의 결투 설전도 개업 홍보에 날개를 달아줬다. 지난달 말 한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스레드가 트위터의 라이벌이 될까”라는 질문에 머스크가 “무서워 죽겠네”라고 비꼰 것이 설전의 발단이었다. “저커버그가 주짓수를 한다는데 조심하라”는 이어진 트윗에 그는 “결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답했고, 저커버그는 “위치를 찍으라”고 응수했다. 이 희한한 대결이 성사되면 10억달러의 흥행 수입이 기대된다는 관측마저 나왔다.
챗GPT는 혁신이었다. 하지만 스레드에선 아직까지 이렇다 할 혁신은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초기 흥행에 성공한 배경은 역설적이게도 소셜미디어 피로감이다. 초기 소셜미디어는 현실 사회의 인간관계를 디지털 세계로 확장해준 놀이터였다. 하지만 최근 소셜미디어엔 알고리즘을 활용한 가짜뉴스와 취향 저격 광고가 넘쳐난다.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이용자의 갈증이 스레드 신드롬으로 나타난 것 같다. 저커버그 역시 “깨끗한 스레드가 되겠다”며 기존 서비스와의 차별화를 내세우고 있다. 수많은 서비스가 명멸해간 소셜미디어 역사 속에서 스레드가 잠깐의 열풍에 그칠지, 아니면 어엿한 주류 네트워크로 자리 잡을지 지켜볼 일이다.
전설리 논설위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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