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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동안의 유학 기간에 그는 “미래에셋을 수출기업으로 만들겠다”는 경영 목표를 확신했다. 유학을 끝내고 돌아온 이듬해인 2003년 12월 홍콩에 미래에셋의 첫 해외 법인을 설립했다. 당시 박 회장은 “앞으로 미래에셋그룹 수익의 50%를 해외에서 가져오겠다”는 포부를 공개했지만 임직원 반응은 시큰둥했다. 회사 내부에선 “국내 1위 자산운용사 자리만 지켜도 충분하다”는 의견이, 외부에선 “해외 비즈니스를 하겠다던 시중은행이 무더기로 문을 닫았다”는 비아냥이 나왔다. 박 회장은 “현실에 머무르면 미래는 없다”며 임직원을 다독였다.
첫 해외 진출 이후 20년이 흘렀다. 당시 박 회장이 내걸었던 경영 목표의 8할 정도가 달성됐다. 지난해 기준 미래에셋그룹의 해외법인 세전이익은 약 4468억원으로, 전체 이익 1조9653억원의 22.7%에 달한다. 작년 말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총운용액 277조원 중 해외 비중은 112조원(40.4%)이다. 2003년 12월 홍콩법인이 사무소를 낼 당시 직원은 8명 남짓. 20년이 흐른 지난 5월 말 기준 해외 임직원은 3291명으로 약 20년 만에 400배 이상 불어났다. 전체 미래에셋그룹 임직원(1만2587명)의 26%에 달한다. 선진 금융회사들이 득세하는 자본시장에서 창업을 통해 세계 무대 반열에 오른 아시아권 회사는 미래에셋그룹이 유일하다.
박 회장을 오랫동안 지켜본 금융인들은 박 회장에 대해 “ 자본시장의 혁신가”라고 입을 모은다. 해외 시장 개척뿐만 아니다. 뮤추얼펀드, 인덱스펀드, 랩어카운트, 사모펀드(PEF) 등 국내 자본시장 대표 상품 ‘1호’는 미래에셋 몫이었다. 박 회장의 경영철학을 꿰뚫는 핵심 가치가 ‘도전과 성장’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좌동욱/최만수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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