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은 12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시민사회 원로들이 ‘이기는 후보 공천하는 기준’을 전달했다”며 “혁신위와 상당 부분 공감대가 있다”고 했다. 그는 이날 기자간담회에 앞서 함세웅 신부, 이부영 전 민주당 상임고문 등을 만나 민주당 혁신 방향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김 위원장은 원로들이 “공천 기준에 민주당이 지향하는 바가 담겨야 한다. 이기는 선거 전략을 반드시 짜라고 명령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원로들이 “고인 물과 기득권을 없애라”고 했다면서 “1980년대 독재와 싸우고 민주화를 위해 희생한 인재들에 대해선 높게 평가하지만 청년 후배들을 믿고 그들에게 길을 내줘야 한다”고 말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청산 대상’으로 “1990~2000년대 입당해 당의 중추로 성장한 선배들”을 콕 집었다. 학생운동을 마무리한 86그룹 정치인들이 1990년대부터 민주당에 입당했다는 점에서 당내 중진으로 자리 잡은 운동권 출신 인사를 겨냥한 발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김 위원장은 ‘꼼수 탈당’ 관행도 고치겠다고 했다. 그는 “당 이름을 걸고 국민 선택을 받은 선출직 공직자에 대해 당은 책임져야 한다”며 “당의 부담을 덜겠다는 명목으로 탈당하고 문제를 회피하는 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고 했다.
최근 민주당에서는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당사자인 송영길 전 대표를 비롯해 윤관석·이성만 의원 등이 당 차원의 조사를 받지 않고 자진 탈당했다. 암호화폐 거래 논란이 불거진 김남국 의원도 마찬가지다. 2020년 재산 축소 신고와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제명된 김홍걸 의원은 최근 복당해 논란이 됐다.
김 위원장은 “위법 의혹이 제기돼 조사가 시작되면 탈당하지 말도록 하고, 불복하면 징계 회피 탈당으로 보고 복당을 제한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혁신위는 오는 21일 이 같은 관행을 막을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혁신위가 불체포특권 포기를 주문했지만 당내 반발이 거센 데 대해선 “(혁신위가) 내놓은 안을 받지 않으면 민주당은 망한다”고 했다.
한재영/전범진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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