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자 블루베리 가격이 다시 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습도가 높고 햇빛이 부족하면 상(上)품 블루베리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비에 취약한 엽채류 또한 가격이 지난달 대비 올랐다.
14일 농산물 유통정보를 제공하는 농넷에 따르면 7월 둘째주(7월 10~14일)에 국산 블루베리 1㎏은 전국 33개 공영 도매시장에서 평균 1만8920원에 거래됐다. 한 달 전 2만3000원대에서 지난달 셋째주 1만원 후반대로 떨어진 블루베리 가격은 최근 다시 오르며 2만원대를 앞두고 있다. 일주일 전(1만7860원)보다는 5.9%, 2주전(1만7210원)에 비해서는 9.9% 상승했다.
문제는 계속되는 장마가 블루베리 작황에 악영향을 끼쳐 가격이 다시 오를 수 있다는 점이다. 국산 블루베리는 약 70%가 노지에서, 30%가 시설에서 재배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장맛비가 블루베리 작황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이유다.
대형마트는 6월에서 8월까지 블루베리를 판매한다. 출하가 한창이어야 하는 지금 비가 자주 내리는 바람에 수확 가능한 원물이 급감했다고 대형마트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A 대형마트 과일 담당 바이어는 “6월 말 깍지벌레, 알락하늘소 등 해충 피해로 생각보다 노지 재배 작황이 좋지 않았고 평년보다 장마가 빨라 노지 수확을 일찍 끝냈다”고 전했다. 이어 “하우스에서 재배중인 물량은 습도가 높고 일조량이 적어 나무에 매달려있는 블루베리가 익지 않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상추와 깻잎 등 엽채류 가격 또한 지난달보다 상승했다.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를 산출하는 예측 시스템 테란에 따르면 전날 도매 시장에서 상추는 지난달보다 71.2% 상승한 ㎏당 5434원에, 깻잎은 15.5% 오른 4745원에 마감했다. 깻잎은 지난주에 비해서는 23.9% 뛰었다.
통상 엽채류는 여름철에 가격이 크게 오른다. 30℃가 넘는 고온에서 쉽게 물러지고 유통 과정에서 상할 우려가 있어서다. 올해도 비에 젖었다가 다시 무더위를 맞는 상황이 반복되며 상품성이 저하된 상태다. 깻잎보다 잎이 여린 상추 피해가 더 크다.
다만 작년보다는 가격이 저렴하다. 지난해 이맘때 기습 폭우로 엽채류 산지 피해가 컸기 때문이다. 전일 기준 KAPI는 123.73포인트로 중부지역에 대규모 물난리가 있었던 전년 동기(161.98포인트) 보다 40포인트 가량 낮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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