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글로벌 투자자들은 최근 중국을 떠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지난달 초 시행한 서베이에서 월가 펀드매니저들은 가장 빈번하게 한 거래 2위로 ‘중국 주식 매도’를 꼽았다. 국부펀드나 연기금 등 글로벌 자본시장의 ‘큰손’들은 자산운용사에 아시아 지역에 투자하는 펀드를 만들 때 투자대상국에서 중국을 제외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중국 경제 위기론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성장률이 주춤할 때마다 중국 경제의 경착륙에 대한 경고가 등장했다. 그런데 현재 중국이 처한 상황은 과거와는 질적으로 다른 것 같다. 그동안 중국이 고도 성장할 수 있었던 핵심 동력은 도시화에 수반되는 부동산 투자였다. 중국 지방정부는 토지사용권을 부동산 개발사에 판매해 거둬들인 이익으로 도로, 철도, 통신 등 사회기반시설에 투자했고, 이는 일자리 창출과 경제성장률 제고로 이어졌다. 도시화 진전, 인구 증가세 둔화, 지방정부 부채 급증 등으로 부동산을 통한 경제성장 모델은 이제 수명을 다했다.
기업인의 민심 이반도 예사롭지 않다. 그동안 중국은 사회주의를 표방했지만, 공산당이 정한 ‘선’만 넘지 않으면 경제활동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사회였다. 2021년 8월 시진핑 국가주석이 ‘공동부유(共同富裕:인민이 함께 부유해지자)’ 정책을 전면화하면서 민간 기업에 전방위적인 압박이 가해졌다. 기업인 사이에선 “시진핑이 집권하는 한 중국 경제의 미래는 없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런 일련의 움직임은 중국 경제가 위기를 향해 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중국 경제의 경착륙에 대비한 ‘디리스킹(derisking·위험 분산)’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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