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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은 핵협의그룹(NCG)을 통해 핵무장이 필요 없을 정도로 강력한 ‘일체형 확장억제’ 체제를 구축하기로 18일 합의했다. 한·미 양국이 북한의 핵도발 대처 방안을 함께 협의·결정·행동하는 체제로 만들겠다는 취지다. 미국 정부는 이 같은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미 전략핵잠수함(SSBN)이 부산항에 기항 중인 사실을 공개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과 커트 캠벨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1차 한·미 NCG 회의를 열었다. 한·미 NCG는 지난 4월 워싱턴 정상회담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출범시키기로 합의한 핵 협의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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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벨 조정관은 “한국과 미국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가장 강력한 신호를 보내고, 필요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이런 분명한 의지와 공약을 가시적으로 실현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SSBN이 42년 만에 한국을 찾은 사실을 공개했다. SSBN은 핵 추진 탄도유도탄 잠수함으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해 전략적 임무를 수행한다. 1981년 이후 처음 한국에 기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캠벨 조정관은 “NCG는 미국 외교에서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협의체인데, 그 이유 중 하나는 한·미 동맹의 강력함”이라며 “미국은 모든 사안에 대해 한국과 함께하겠다는 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 NCG에 일본이 참여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양자 협의에 집중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NCG 첫 회의가 진행되는 회의장에 들러 양국 대표단을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NCG가 확장억제 실행력을 강화해 고도화되고 있는 북핵·미사일 위협에 빈틈없이 대응해 나가야 한다”며 “북한이 핵 사용에 엄두를 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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