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완다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다롄완다상업관리집단은 오는 23일이 만기인 채권 4억달러(약 5048억원) 가운데 최소 2억달러가 부족한 상태라고 전날 채권단에 밝혔다. 소식통에 따르면 완다그룹은 만기까지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지는 아직 밝히지 않았다. 여전히 자금을 모으고 있으며 대안을 찾고 있다는 입장이다.
완다그룹은 중국의 부동산 경기 둔화 속에 달러로 발행하는 역외 채권시장에서 살아남은 몇 안 되는 개발업체다. 지난해 7월 부도설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10억위안(약 1757억원) 규모의 채권 발행에 성공하면서 위기를 넘겼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이번에 디폴트 가능성을 밝힌 채권 가격은 전날 23.4% 폭락한 데 이어 이날도 8%가량 떨어졌다.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진 탓으로 분석된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유동성 부족과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다롄완다 상업관리집단에 대한 장기채 신용등급을 ‘BB’에서 ‘B+’로 하향한 상태다.
루크로르애널리틱스의 찰스 맥거래거 연구원은 “완다가 7월 만기 채권을 상환하지 못하면 중국 기업의 역외 채권 발행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완다와 2021년 디폴트에 빠진 헝다 등 중국 내에서 채권 발행이 막혔던 부동산 업체들은 역외 시장에서 고금리 달러채권을 발행해 유동성을 충당해 왔다. 이런 경로까지 막히면 중국 기업의 현금 확보가 더 힘들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한때 중국 2위까지 올랐던 헝다가 전날 2021년과 2022년 실적을 뒤늦게 발표하면서 2년 누적 8120억위안의 순손실을 냈다고 밝힌 것도 중국 부동산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헝다의 작년 말 기준 부채는 2조4440억위안으로, 디폴트 직전인 2021년 6월 말의 1조9566억위안보다 25% 늘어났다. 헝다에 이어 중국 부동산 평가(시공능력 등) 100위권 이내 업체 10여 곳이 줄줄이 디폴트에 빠졌다.
또 국유기업인 중국생명보험 계열의 부동산 개발업체 위안양그룹마저 이날 상환 불확실성을 이유로 금리 연 4%인 위안화 채권 거래를 중단했다. 이에 홍콩 증시에서 주가가 10.3% 폭락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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