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시장은 이날 대구시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전국적으로 수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골프 친 것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며 “수해로 상처를 입은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경북 지역에서 집중 호우로 인명 피해가 발생한 지난 15일 대구 동학동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쳐 논란을 빚었다. 이후 홍 시장은 “매뉴얼에 어긋난 행동을 한 일이 없다” “공직자의 주말은 자유”라며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홍 시장이 사흘 만에 사과에 나선 건 당 윤리위 징계를 의식한 행보란 분석이 나온다. 윤리위는 20일 홍 시장에 대한 징계 개시 여부를 정할 예정이다. 당내에선 중징계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당 윤리규정 22조는 ‘자연재해 등으로 국민이 슬픔에 잠겨 있을 때 골프 등 국민 정서에 반하는 행동을 하지 않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홍 시장이) 사과했기 때문에 윤리위 판단에 어느 정도 참작은 될 수 있다고 본다”며 “다만 과거 여러 가지 사례가 참조될 것”이라고 했다. 2006년 홍문종 당시 한나라당 경기도당 위원장이 수해 지역에서 골프를 치다 제명당한 바 있다.
이번 논란을 당대표와 차기 대선주자 간 신경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올 4월 김기현 대표는 당 지도부를 공개 비판해 온 홍 시장을 당 상임고문직에서 해촉했다. 한 중진 의원은 “지도부와 사사건건 충돌한 만큼 홍 시장이 ‘돌출 발언’을 할까 (김 대표 입장에선) 염려되지 않겠느냐”며 “국민 감정선을 건드린 부분인 만큼 홍 시장이 한발 물러나야 할 사안”이라고 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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