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어준씨가 서울 서초구 초등학교 교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과 관련해 "(그 원인 제공자는)국민의힘 소속 3선 의원으로 알고 있다"고 20일 주장했다.
전날부터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해당 교사 죽음에 연루되었다는 설(說)이 확산되었는데, 김씨가 이를 그대로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한 의원은 "내 외손녀는 중학생"이라고 반박했는데, 한 의원의 반박 후에도 해당 영상은 2시 현재까지 수정이나 첨언 없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김씨는 이날 오전 7시쯤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교사가 교실에서 굳이 자살했다는 것은 하고 싶은 말이 엄청 많다는 것"이라며 "그런데 그 사안에 현직 정치인이 연루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힘 소속 3선으로 저는 알고 있는데 전혀 보도가 없다"며 "곧 (국민의힘 의원의)실명이 나올 것이고, 이 사안도 대단한 파장이 있을 사안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김씨가 지목한 국민의힘 3선 의원은 한기호 의원으로 추정된다. 실제 전날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한 의원이 초등학교 교사와 갈등을 빚었던 학생의 조부라는 얘기가 빠르게 퍼졌다.
김씨가 이렇게 밝히자 이후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공장장(김어준)이 이야기 한 것이면 확실하다", "민주당 3선(의원) 자녀가 그랬으면 시간당 100개 기사가 떴을 것" 등 비판적인 댓글이 올라왔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이 초등학교 교사의 죽음과 연관되어 있는데, 이를 언론들이 의도적으로 은폐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한 의원은 이날 오전 8시 30분쯤 배포한 입장문에서 "해당 학교에 제 가족은 재학하고 있지 않다"며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인신공격으로 명예훼손 한 자에 대해서는 강력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한 의원 측은 "한 의원의 친손자 2명은 모두 두 돌도 되기 전이고 외손녀는 현재 중학교 2학년"이라며 "나머지 외손자 한 명은 초등학교 2학년이지만 다른 학교에 다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10여년 전부터 대선 부정선거설(設), 세월호 고의침몰설, 오세훈 생태탕 연루설과 같은 음모론을 펼친 바 있다. 그는 지난 2020년 한 방송사 기자가 "수감 중이던 신라젠 대표에게 접근해 '유시민에게 돈을 줬다고 해라'고 협박했다"는 취지로 말했다가 해당 기자에게 민형사 소송을 당했고, 최근 법원은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2020년에 그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에 대해선 "냄새가 난다"고도 말하기도 했다. 이 할머니가 당시 윤미향 민주당 의원을 비판한 배경에 누군가 다른 인물이 있다면서 대필설까지 제기한 것이다. 이에 이 할머니는 "내가 바보냐. 나는 치매가 아니다"라면서 거세게 항의한 바 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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