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업계에 따르면 강릉에코파워는 최근 광주지방법원에 전력거래소가 확정한 올 3분기 정산조정계수의 효력을 정지해달라고 가처분 신청을 냈다. 정산조정계수는 한국전력이 발전사에서 전기를 구매할 때 전력도매단가(SMP)에 적용하는 일종의 할인율이다. 전력거래소가 강릉에코파워에 적용한 3분기 정산조정계수는 0.28이다. 즉 SMP가 1억원이면 강릉에코파워는 2800만원을 기본으로 연료비 등 각종 변동비를 더한 금액만 받을 수 있다. 이 정도로는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
강릉에코파워는 농협은행(42%), 삼성물산(29%), 한국남동발전(29%)이 지분을 보유한 민간 발전사다. 발전소 건설에만 총 5조6000억원이 들어갔다. 하지만 가동률 저하와 낮은 전기판매단가로 인해 지난해 1100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데 이어 올해도 2000억원대 적자가 예상된다.
발전소 가동률 저하 배경에는 송전망 부족 문제가 있다. 현재 동해안 발전소에서 수도권으로 전기를 보낼 수 있는 송전용량은 약 11기가와트(GW)다. 하지만 원전 용량만 이미 7.3GW에 달한다. 여기에 남부발전, GS동해전력, 포스코인터내셔널 등이 운영하는 석탄발전소 용량이 6.4GW다. 기저발전인 원전을 우선 가동하기 때문에 남은 송전용량 3.7GW(11GW-7.3GW)를 화력발전사가 나눠 써야 한다. 그 결과 강릉에코파워의 가동률은 올 들어 5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다른 석탄발전사도 상황이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전망 확충이 근본적 해결책이지만 한전이 2008년 계획한 동해안 송전선로 건설은 주민 반발로 15년째 착공조차 못 하고 있다. 한전은 송전선로 준공 시기를 당초 2022년에서 2026년으로 연기했지만 이마저 지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력업계는 보고 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