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씨 44도가 넘는 찜통더위에 에어컨 없이 여객기에 갇힌 승객들이 병원으로 이송되는 일이 미국에서 벌어졌다.
19일(현지시간) 미 폭스뉴스와 NBC방송 등은 지난 17일 라스베이거스 해리 리드 국제공항에서 델타항공의 애틀랜타행 여객기 이륙이 3∼4시간가량 지연되면서 에어컨 없이 기내에서 대기하던 승객 일부가 온열질환으로 의식을 잃고 병원에 이송됐다고 보도했다.
당시 델타항공 여객기에 탑승했던 한 승객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치게 하는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건 당일 트위터에 "처음에는 승무원이 타지 않았기 때문에 (탑승이) 지연됐고, 마침내 승무원이 탑승했지만, 섭씨 44도 날씨에 뜨거운 비행기 안에서 거의 3시간 동안 앉아있었다. 사람들이 기절해서 지금 우리는 공항 게이트로 돌아가는 중"이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당시 기내에는 에어컨이 작동하지 않았고, 승객 중 최소 5명이 쓰러져 들것이나 휠체어에 실려 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소동이 벌어지자 항공사 측은 승객들에게 비행기에서 내릴 수 있는 선택권을 줬지만, 일단 내린 후에는 애틀랜타행 다른 항공편을 탑승에 며칠이 걸릴 수 있는 공지에 많은 승객이 비행기에 남아 기다렸고, 승무원까지 쓰러지는 등 상황이 심각해지자 항공사 측은 항공편 취소를 결정했다.
기내에 남아있던 승객들은 총 4시간가량을 대기했으나 이 여객기의 이륙이 장시간 지연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델타항공은 성명을 통해 "지난 17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애틀랜타로 향하는 555 항공편에서 고객들이 겪은 일과 항공편이 결국 취소된 것에 대해 사과한다"면서 "델타항공 팀은 기내 온도가 불편하게 된 상황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미 기상청(NWS)에 따르면 사고 라스베이거스 해리 리드 국제공항의 기온은 오후 1시께부터 3시30분 사이에 화씨 111도에서 115도(섭씨 46도)를 넘나들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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