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7월 20일 15:2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SK에너지가 물류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인 굿스플로의 지분 전량을 인수한다. 이번 인수로 SK에너지가 보유한 주유소를 도심형 물류센터로 탈바꿈하는 사업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는 최근 굿스플로의 최대 주주인 정태진 대표 보유지분 44% 등 지분을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지분 인수가격은 약 250억~300억원 수준이다. 한유에너지, 삼화석유 등이 나눠 보유한 나머지 지분 15%도 전량 인수할 방침이다.
SK에너지는 2020년 운영하던 공유택배 플랫폼인 줌마를 굿스플로와 합병하는 방식으로 지분 41%를 확보해 2대 주주에 올랐다. 합병사의 경영은 기존 굿스플로 경영진이 도맡았다. 이후 굿스플로의 성장세가 확인되자 직접 인수를 결정했다.
굿스플로는 배송정보솔루션, 풀필먼트, 라스트마일 딜리버리 등 IT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대한통운 국제사업부에서 근무하던 정 대표가 1999년 창업했다. 판매자들이 손쉽게 물류 발송과 모니터링, 배차 관리 등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해 매출액은 약 220억원대, 영업이익(EBITDA)은 약 18억원을 기록했다. 매년 10% 이상의 영업이익 성장세가 예상되고 있다.
SK에너지가 굿스플로 전체 지분 인수를 결정한 이유는 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도심형 물류센터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서다. SK에너지는 올해 10월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대우주유소를 시작으로 주요 거점 주유소를 포장·배송·반품 등 전 과정을 수행하는 도심형 물류센터로 전환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SK에너지는 올해 3월엔 굿스플로를 통해 네이버 및 한진택배와 협업해 소상공인의 배송비 절감이 가능한 ‘더 착한택배’ 서비스를 시작했다. 네이버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소상공인(SME)들의 상품을 굿스플로의 솔루션을 거쳐 각 SK에너지의 거점 주유소로 집하하고, 한진택배가 이를 최종 소비자에게 배송하는 구조다. 서울 일부 지역에서 운영한 후 서비스 대상 지역을 점차 늘리기로 했다.
해당 서비스가 정착하면 외곽지역에 위치한 대규모 물류센터 등 중간거점을 거칠 필요가 없어 빠르고 저렴한 배송이 가능하다. 1~2인 가구 증가에 따라 다품종 소량 배송이 늘고 있는 물류 환경 변화에 맞춰 당일배송 등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굿스플로 투자 및 인수 결정은 SK에너지 내 P&M CIC(플랫폼&마케팅 사내 독립기업)가 주도했다. 석유 판매사업자에서 친환경 플랫폼 사업으로 전환을 목표로 설립한 사내 조직이다. 굿스플로를 시작으로 추가 M&A를 통해 모빌리티 물류 에너지솔루션 분야 신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 AI와 로봇 기술을 활용한 운영 자동화, 무인배송 등 물류산업 혁신 방안도 검토 중이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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