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동 칼부림' 맨손으로 밀친 여성…옆자리 남성 살렸다

입력 2023-07-23 17:44   수정 2023-07-24 08:50


신림역 인근에서 무차별 칼부림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당시 한 여성이 흉기를 든 피의자 조모(33)씨를 밀쳐 한 남성을 구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21일 오후 서울 관악구 신림동 지하철 신림역 인근 상가 골목에서 조 씨가 행인을 상대로 무차별 흉기를 휘둘러 20대 남성 1명이 숨지고 30대 남성 3명이 다쳤다.

경찰과 목격자들에 따르면 조 씨는 이날 오후 2시7분 골목 초입에서 한 남성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찔렀고, 이후 골목 안쪽으로 이동하며 약 3분간 행인 3명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이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조 씨는 현장에서 체포됐다.

MBC 뉴스를 통해 공개된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에서 조 씨는 검은색 옷을 입은 남성을 뒤에서 덮치려 했다. 이에 함께 있던 여성이 조 씨를 두 팔로 밀어냈고, 조 씨가 엉덩방아를 찧고 뒤로 넘어간 틈을 타 두 사람은 함께 달아날 수 있었다.

조 씨는 체포 직전 "살기 싫다"고 말했고 흉기를 내려놓은 채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았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경찰 조사에서 조 씨는 "나는 불행하게 사는데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고 분노에 가득 차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법 소준섭 판사는 23일 오후 2시 살인과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조 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하고 "도주 우려가 있다"면서 영장을 발부했다.

조 씨는 심문에 앞서 "예전부터 너무 안 좋은 상황이었던 것 같다. 제가 너무 잘못한 일"이라며 "저는 그냥 쓸모없는 사람이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한편 병원에 실려 간 부상자 3명 중 1명은 퇴원해 통원 치료 중이고 나머지 2명은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당초 위독한 상태로 알려진 피해자도 고비를 넘겼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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