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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스마트폰의 앱을 지우고 깔듯 필요에 따라 기능을 추가하고 없애는 세탁기와 건조기를 선보인다. 이렇게 새롭게 출시하는 가전제품은 일시불 구매는 불가능하며 월별 구독형태로만 판매된다. 지금까진 하드웨어 제품을 잘 만드는 데 집중했다면, 앞으론 제품을 활용한 서비스와 구독 등 무형(無形)의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게 LG전자의 전략이다.
류 사장은 “고객들은 각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자주 사용하는 가전의 기능이 다르다”며 “개개인의 생활 방식에 꼭 맞춘 가전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처음 출시한 업가전은 스마트폰 OS(운영체제)를 업데이트하듯, 이미 구매한 가전에도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해 새로운 기능을 추가할 수 있는 가전이다.
이날 출시된 업가전 2.0은 ‘초개인화’를 구현한다는 목표다. 스마트폰에선 필요한 앱을 원하는 대로 설치하고 삭제할 수 있는데, 가전에서도 이런 선택권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새로운 기능을 업그레이드로 추가하고, 자주 안 쓰는 기능은 지울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반려견을 키우는 소비자라면 여러 번 탈수로 반려견 털을 깨끗이 제거하는 세탁 코스를 추가하는 식이다. 류 사장은 “같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들도 본인의 필요에 따라 서로 다른 앱을 사용한다”며 “가전에서도 자신에게 꼭 맞는 기능만 골라서 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이를 위해 3년 이상 자체적으로 연구하고 개발한 가전용 인공지능(AI)칩인 DQ-C칩과 OS를 적용한다. 새로운 기능은 이날 출시되는 세탁기와 건조기에 처음으로 적용하고, 앞으로 냉장고 공기청정기 등 다양한 가전으로 확대한다.
업가전 2.0부터는 구독 방식으로만 가전을 판매한다. 하드웨어인 가전제품과 비(非)하드웨어인 서비스를 통합하는 구독 형태다. 3~6년의 구독 기간을 선택할 수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선 초기 제품 구매비용 부담을 줄이고, 비대면 세탁 등 다른 가사 서비스도 따로 각각 신청할 때보다 저렴해 경제적”이라고 설명했다.
트롬 오브제컬렉션 세탁기 21㎏ 용량을 기준으로 3년 구독을 설정하면 매월 제품 이용 금액은 5만900원이 나온다. 가전 관리와 세척, 사후서비스(AS)가 모두 포함된다. 여기에 필요에 따라 비대면 세탁, 집청소 등 제휴 서비스를 추가할 수 있다. 류 사장은 “구독 모델로 오히려 가전제품 교체 주기가 짧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적어도 지금 고객의 절반 이상이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LG전자는 생활가전부터 구독 사업을 강화하면서 지난 12일 선언한 ‘사업구조 대전환’을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앞서 “무형·전장·신사업 등 3대 사업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꾸는 한편 사업의 질적 성장을 위해 2030년까지 50조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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