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연구개발(R&D) 투자액 중 절반 가까이가 최상위 1위 기업에서 나오는 것으로 조사돼 쏠림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2021년 12월 말 기준 R&D 투자 상위 2500개 글로벌 기업에 대한 분석 결과를 토대로 이같이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국내 R&D 1위 기업인 삼성전자의 투자액은 한국의 전체 R&D 투자액의 49.1%를 기록했다. 국가별 1위 기업의 R&D 투자 집중도는 영국 21.7%, 프랑스 19.8%, 독일 17.1%, 중국 10%, 일본 7.6%. 미국 6.3%로, 한국보다 현저히 낮았다.
상위 5개 기업의 투자액 비중을 살펴봐도 편중 현상은 두드러졌다. 한국 상위 5개 기업의 R&D 투자액은 전체의 75.5%에 달했으나, 미국은 23.7%, 중국은 22.2%, 일본은 26.1%로 조사됐다.
전경련에 따르면 투자 상위 2500개 기업 중 미국과 중국의 기업이 1500개(미국 822개·중국 678개)로 전체 60%를 차지해 확고한 2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었다. 2500개 기업 중 한국 기업은 53개로 2.1%를 차지했으며, 41개국 중 9번째로 많았다.
상위 2500개 기업의 전체 투자액은 총 1조2032억달러(약 1546조원)이었으며, 이 가운데 미국 기업이 40.2%(4837억달러)로 가장 비중이 높았다.
한국 기업은 3.1%(377억달러)로 41개국 중 6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지난 8년간 R&D 투자액 증가율 측면에서도 주요국에 밀리고 있다. 2013년 말 대비 2021년 말 한국 기업의 투자 총액은 1.7배(218억달러→377억달러)로 증가했지만, 중국은 9.6배(244억달러→2155억달러)로, 미국은 2.3배(2129억달러→4837억달러)로 늘었다.
나라별 경제적 수준을 감안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투자액의 비중을 보더라도 한국은 그 증가폭이 미미한 수준이었다.
한국의 GDP에서 R&D 투자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말 2.1%를 기록해 2013년 말 대비 0.5%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국은 GDP 대비 R&D 투자액이 1.2%포인트 증가했고, 미국과 독일은 각각 0.8%포인트, 일본은 0.7%포인트 늘었다.
전경련 추광호 경제산업본부장은 "주요국은 R&D 투자 세액공제율을 상향하고 공제 한도를 확대하는 등 R&D 투자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있다"며 "산업 전반에 걸친 R&D 투자 활성화와 1위 기업에 대한 쏠림 현상 완화를 위해 정부 인센티브 정책을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R&D 투자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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