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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호실적의 가장 큰 요인은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과 연달아 체결한 대규모 위탁생산 계약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매출 기준 상위 20개 글로벌 제약사 중 13개를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올해 누적 수주액은 2조3387억원에 달한다. 이 중 증액계약이 9202억원이다. 증액계약이란 첫 계약 이후 대규모 계약을 다시 체결하거나 기존 계약됐던 물량을 늘려 진행하는 계약이다. 고객사들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제조 능력을 신뢰한다는 의미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노바티스는 지난해 6월 1000억원 규모의 의향서를 체결한 지 1년 만인 이달 계약 규모를 약 다섯 배(5110억원) 늘려 본계약을 체결했다”며 “올해 공시된 1000억원 이상 신규 수주 및 증액계약만 일곱 건”이라고 말했다.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은 공장이 하나씩 지어질 때마다 매출이 계단식으로 높아진다.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인 4공장(24만L)이 지난달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서 향후 실적은 더 좋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매출이 오는 4분기에 1조원을 넘기고, 올해 연간으로는 3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에는 매출 ‘4조 클럽’ 가입도 노려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새로운 모달리티(치료기술)가 계속 등장하기 때문에 관련 기술을 확보하는 것은 여전히 숙제다. 차세대 기술로 꼽히는 세포·유전자치료제(CGT)가 대표적이다. 일본 후지필름, 스위스 론자 등 글로벌 경쟁사들은 일찌감치 CGT 역량을 확보해 두각을 보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아직 항체치료제만 위탁생산한다. 항암 약물을 암세포에 정확히 전달하는 항체약물접합체(ADC)에선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에도 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존 림 사장 직속 바이오연구소에서 연구개발(R&D)을 이어가며 차세대 의약품 생산 기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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