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골프' 논란으로 '당원권 10개월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은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지자들과 나눈 의미심장한 댓글에 관심이 쏠린다.
26일 국민의힘 중앙당 윤리위원회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만장일치로 홍 시장에 대한 중징계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그가 경남지사 시절이던 2015년 7월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돼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에서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은 후 8년 만의 일이다.
이에 홍 시장의 지지자들이 몰린 정치 커뮤니티 '청년의 꿈'에는 지지자들의 불만이 폭주했다. 전날 한 지지자가 "내년 공천을 어떻게 진행할지 흥미진진하다. 이제 국민의힘에는 지지하고 싶은 정상적인 정치인이 한명도 없다. 반드시 이번 일을 잊지 마시라"고 하자 홍 시장은 "발언권은 정지되지 않았다"고 댓글을 남겼다.
또 "등에 자꾸 칼 꽂는 저 배신자들을 어쩌면 좋을까요?"라는 지지자의 물음에 홍 시장은 "한두 번도 아닌데 뭘 그리 신경 쓰냐"고 답하기도 했다.
한 지지자는 '김기현 대표의 관용차 사적 이용', '오송 참사 관련 김영환 충북지사 논란 발언', '김진태 강원도지사 산불 골프 연습' 등을 나열하며 "문제 있는 사람들 많은데 징계는 없고 홍준표 징계만 있다?"고 하자 홍 시장은 "나로 모든 걸 덮을 수 있다면"이라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전날 홍 시장은 당윤리위 결정 소식을 접한 후 페이스북을 통해 "더 이상 이 문제로 갑론을박하지 않았으면 한다. 더 이상 갈등이 증폭되고 재생산되는 것은 원치 않는다. 나는 아직 3년이라는 긴 시간이 있다"고 밝혔다. 3년 남아 있는 대구시장 임기를 충실히 하면서 3년 뒤 있을 차기 대권 후보 레이스를 준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홍 시장은 전국이 폭우로 몸살을 앓던 지난 15일 골프를 쳤다가 '폭우 골프' 논란에 휘말렸다. 홍 시장은 관련 조처를 해 놓은 상태에서 휴일을 맞아 운동한 것이 무슨 잘못이냐고 받아쳤으나, 여론에서 비판이 거세지자 지난 19일 공식 사과했다. 이후 사흘간 수해 지역 복구 봉사활동까지 나서며 뒤늦게 몸을 낮췄으나, 윤리위 기류는 달라지지 않았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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