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세 반환 대출 규제 완화'가 시행됐습니다.
전세 자금반환 용도의 대출상품은 기존 세입자의 퇴거일과 다음 세입자의 입주일 간에 벌어지는 기간을 메꾸는 등의 방식으로 과거에도 판매됐습니다. 다주택자 규제 등 전(前) 정부 정책 기조로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을 뿐, 이번 정책은 종전에 없던 새로운 상품을 제시하는 것이 아닙니다.
집주인에게 전세금 반환목적의 일부 추가 대출을 허용하는 것은, 비록 모든 임대인이 동일한 혜택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만 대출을 지원해주면 전세금 반환이 가능한 집주인들에게 한정해서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번 조치에도 해당하지 않을 정도로 잔여 대출 여력이 없는, 즉 무리한 투자라는 상황에 부닥친 임대인이라면 보유주택을 매도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이번 대출 규제 완화는 역전세 문제에 대응하는 여러 방안의 하나로 생각해야 합니다. 규제 완화로 역전세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 정책 의도가 아닙니다. 역전세는 시장 상황의 변화, 매매가격이 하락하면서 신규 계약되는 전셋값이 자연스럽게 하락하는 것이므로 뚜렷한 대책은 없습니다. 그렇기에 이번 정책도 일단 1년이라는 한시적 조치로 적용됩니다.
때문에 이번 대출 규제 완화는 여러 제한이 걸려 있습니다. △완화됐더라도 한정된 대출한도(DTI 60%, RTI 1.0배, 전세금 차액 대상) △대출금은 현 세입자에게 직접 지급 △1년 이내에 후속 세입자의 전세금으로 대출금 상환 △후속 세입자 보호조치(전세금 반환 보증 특약을 명시한 임대계약서) 및 신규 보증상품 한시 운용 등이 그렇습니다.
실거주 목적의 자가 거주 희망 집주인도 대출 완화 대상에 포함한 것은 긍정적입니다. 본래 집이라는 것을 잠시 임차인을 받았더라도 이후에 집주인이 직접 들어가서 거주하는 것도 자연스럽습니다. '집을 사는 동시에 실거주하지 않는다면 모두 투기'라는 우리 사회에 제시된 지 오래지 않은 프레임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언급할 필요도 없습니다.
대출 규제 완화에 따른 시장 영향은 가시적이지 않아야, 즉 두드러지지 않아야 오히려 정책효과가 적절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매매시장이든 임대시장이든, 큰 변동이나 등락 없이 수요에 따른 거래가 이뤄지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습니다. 이번 조치의 목적은 시장을 인위적으로 활성화하는 것이 아니라, 경기변동에 수반되는 역전세가 시장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당연히 시장에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평온한 것이 대출 규제 완화의 효과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이은형 (재)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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