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호주군에 ‘레드백’ 장갑차 129대를 공급하는 쾌거를 이뤘다. 한화그룹의 방산사업 재편을 통한 치밀한 수출 전략과 정부 지원 등이 합쳐지며 방산 강국인 독일의 라인메탈을 제치고 대규모 수주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본지 7월 27일자 A1면 참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호주군 현대화 사업인 ‘랜드400 3단계 사업’의 보병전투차량에 자사의 장갑차인 레드백이 우선협상대상 기종으로 선정됐다고 27일 발표했다.
이번 사업은 호주군이 1960년대 도입한 미국의 M113 장갑차를 교체하기 위한 것으로, 최종 계약이 체결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7년 하반기부터 레드백 129대를 공급하게 된다. 수주 금액은 협상 과정에서 최종 결정되며, 24억호주달러(약 2조676억원) 규모의 장갑차를 비롯해 정비 등 사후서비스까지 포함하면 60억호주달러(약 5조2000억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초반에 독일로 기울어졌던 수주전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승리한 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치밀한 수출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많다. 이 회사는 2019년 1월 호주법인을 설립하고 수주전에 뛰어들어 그해 9월 미국, 영국 업체를 제치고 최종 후보에 올랐다. 레드백은 호주 육군의 요구 성능에 맞춰 설계부터 개발까지 이뤄진 새로운 기종이다.
레드백 129대를 호주 질롱시에 공장을 지어 공급하기로 사업서에 써낸 것도 적중했다는 평가다. 질롱시는 리처드 말스 국방부 장관의 고향이자 지역구다.
한화그룹은 2015년 6월 삼성테크윈 지분을 인수해 한화테크윈으로 사명을 변경한 뒤 방산 부문을 강화했다. 2017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사명을 변경한 후 지난해 11월 한화디펜스를 흡수합병하고, 올해 4월 ㈜한화 방산을 합병했다. 이를 통해 기존 항공엔진, 우주 사업에서 나아가 화력·기동·대공·유무인복합체계(한화디펜스)와 탄약·유도무기(㈜한화 방산) 등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종합방산회사로 거듭났다.
한화그룹은 이후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며 함정까지 품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대표를 겸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우방국의 국가 안보 강화를 통한 세계 평화와 국제 정세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개발로 K방산의 해외 진출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번 호주 수주를 계기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각국의 요구 사양을 충족할 기술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루마니아, 폴란드 등에서의 수주 가능성도 크다는 분석이다.
루마니아 정부는 장갑차 298대를 구매할 계획이며, 폴란드도 레드백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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