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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가 세계 2위 철광석 공급업체인 브라질 발레의 비금속 사업부 지분 10%를 매입했다. 석유 중심의 경제 구조에서 탈피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의 일환이다. 사우디가 광산업 분야에 진출한 건 이번이 최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발레는 사우디 국영 광산회사인 마덴과 국부펀드(PIF)가 지난 1월 세운 합작회사(JV) ‘마나라 미네랄즈’에 자사 비금속 사업부 지분 10%를 팔기로 결정했다고 27일(현지시간) 밝혔다.
해당 사업부의 규모는 250억~260억달러(약 40조원)로 알려졌다. 마나라는 일본 종합상사인 미쓰이, 카타르투자청(QIA) 등과 막판까지 경합하다 최종 입찰을 따냈다. 이 과정에서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자문을 제공했다.
사우디는 석유 의존도를 낮추고 산업 구조를 다각화하기 위해 태양광, 풍력 등 대체 에너지 투자에 열을 올려 왔다. 급증하는 전기차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배터리 공급망 개발에 뛰어들었고, 리튬 등 핵심 광물 처리 시설 등 관련 인프라 구축에도 나섰다.
광물 채굴에 직접 돈을 댄 건 처음이다. 마나라의 로버트 윌트 전무는 “글로벌 광산 부문에 대한 첫 주요 투자”라고 말했다. 마덴은 최근 캐나다 업체인 아이반호일렉트릭과 JV를 꾸려 사우디 내 구리 채굴에 나서기도 했다.
발레는 브라질 최대 광산업체다. 시가총액이 670억달러(약 85조5000억원)에 달한다. 수익의 80%를 철광석에서 내고 있다.
이 회사는 향후 10년간 브라질, 캐나다, 인도네시아 등에서 전기차 배터리 소재로 쓰이는 구리와 니켈 생산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300억달러를 쏟아붓는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매각으로 발생한 수익금이 “발레의 연간 구리 생산량을 35만t에서 90만t으로, 니켈 생산량은 17만5000t에서 30만t 이상으로 늘리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발레는 이미 테슬라, 제너럴모터스(GM) 등 글로벌 기업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으며, 인도네시아 니켈 사업은 포드와 합작하고 있다. 에두아르도 바르톨로메오 발레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에 필수적인 ‘그린 메탈(green metal)’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유일무이한 기업”이라며 “비금속 부문의 규모가 철광석을 능가할 만큼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발레는 비금속 사업부를 떼어내 상장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바르톨로메오 CEO는 FT 인터뷰에서 “자동차 제조업체, 연기금 등을 포함한 잠재적 파트너들과 (이와 관련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한편 발레는 미국의 소형 행동주의 펀드인 ‘엔진넘버원(Engine No. 1)’에도 비금속 사업부 지분 3%를 넘겼다. 총 매각 대금은 34억달러다. 매각 절차는 규제 당국 승인 등을 거쳐 내년 1분기 중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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