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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찌, 보테가베네타 등을 보유한 프랑스 케링그룹(글로벌 명품업계 2위)이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발렌티노 지분 30%를 인수한다. 케링은 최근 프랑스의 럭셔리 향수 브랜드 크리드도 사들이는 등 조(兆) 단위 투자를 이어가며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간판 브랜드 구찌의 부진으로 받은 타격을 적극 돌파하려는 분위기다.
○발렌티노 지분 매입에 2.4조 투자
케링은 17억유로(약 2조4000억원)를 들여 발렌티노 지분 30%를 매입한다고 지난 27일 발표했다. 5년 뒤인 2028년 지분 100%를 인수할 수 있는 옵션도 계약에 포함했다.발렌티노는 카타르 국왕의 지원을 받는 사모펀드 메이훌라가 소유하고 있다. 메이훌라는 2012년 7억유로(약 9800억원)에 발렌티노를 인수했다. 발렌티노 외에 발망, 팔질레리 등의 브랜드를 갖고 있다. 케링은 “이번 거래는 케링과 메이훌라 간 광범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의 일부”라며 “메이훌라가 케링의 주주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발렌티노는 발렌티노 가라바니가 1960년 내놓은 럭셔리 브랜드다. 주황색에 가까운 강렬한 빨간색인 발렌티노 레드와 금속 징 장식 록스터드로 유명하다. 이 브랜드는 지난해 14억유로(약 1조97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5개국에서 211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케링이 2조원 넘는 돈을 들여 발렌티노 지분을 인수한 데는 실적 부진을 털어내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케링의 올 상반기 매출은 101억3500만유로(약 14조28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7억3900만유로(약 3조8600억원)로 3%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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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찌는 2015년 화려함을 추구하는 맥시멀리스트 성향의 알레산드로 미켈레를 크리에이티브디렉터(CD)로 임명한 후 전성기를 누렸지만, 최근 패션업계 흐름이 절제미를 강조하는 미니멀리즘으로 전환하면서 인기가 꺾이는 분위기다. 저조한 성적에 책임을 지고 지난해 11월 미켈레 CD가 사임했다.
○브랜드 다변화 나서
케링은 그룹 매출을 견인해온 구찌가 흔들리자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대응에 나섰다. 지난 2월 뷰티법인 케링보테를 신설하고 럭셔리 향수 브랜드 크리드를 인수한 것도 그 일환이다. 뷰티법인을 따로 설립한 만큼 또 다른 뷰티 브랜드를 인수할 공산도 크다.조직 효율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15년부터 구찌를 이끌어온 마르코 비자리 구찌 글로벌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의 사임은 신호탄으로 인식된다. 비자리 CEO는 구찌 전성기를 이끈 인물로, 미켈레 CD를 발탁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후임으로는 장 프랑수아 팔루스 케링 부사장이 낙점됐다. 신임 CEO로 재무통인 팔루스를 앉힌 건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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