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날 열린 북한의 소위 ‘전승절’ 행사는 돋보이게 다뤘다. KBS는 전승절 행사가 성대하게 치러진다는 점을 부각했다. 바로 뒤이어 ‘단독’이라며 ‘김정은이 원산 앞바다 대형 유람선에서 여름나기를 할 것 같다’는 시시콜콜한 동정까지 한 꼭지 추가 보도했다. ‘수신료로 만드는 대한민국 뉴스의 중심’이라는 슬로건이 무색해진다.
뉴스 판단에 대한 공영방송의 이상 감각은 고질병적이다. 지난 26일 열린 하와이 국군 전사자 유해 7위 송환행사 보도는 더했다. 대통령 국방장관 안보실장 등이 참석해 엄수된 행사였지만 두 방송사는 약속이나 한 듯 스포츠뉴스 직전 제일 마지막 꼭지로 다뤘다. 그나마 MBC 보도는 기자리포트 없이 앵커가 30초도 안 되는 짧은 멘트를 읽는 것으로 끝났다. YTN, 연합뉴스TV, KTV 등 다수 채널이 생중계했지만 그 시각 KBS는 드라마만 송출했다.
눈 뜨고 보기 힘들 정도의 정파성은 구제 불능 수준이다. MBC 라디오 한 시사 프로그램의 달포(6월 7일~7월 24일)간 출연 패널은 야당 성향이 여당 성향보다 14배나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서울~양평 고속도로 논란은 패널 전원이 야당 성향으로 채워졌다. 최소한의 균형감각도 찾아볼 수 없었다. KBS 라디오도 그리 다르지 않다.
두 공영방송의 흑역사는 너무 많아 거론하기 벅찰 지경이다. 진보학자들조차 “과도한 당파성을 지켜봐주기 괴롭다” “민주당을 위한 노골적 선거운동에 가깝다”고 지적할 정도다. KBS 9시 뉴스는 세간을 놀라게 한 민노총 간첩단 사건에 침묵했고 윤석열 대통령이 ‘일장기에만 경례’했다는 악의적 멘트를 날렸다. 공공재인 전파로 정치할 요량이면 ‘언론’이 아니라 ‘정치단체’로 간판을 바꿔 달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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