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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벤처캐피털(VC)로 꼽히는 세쿼이아캐피털이 암호화폐(가상자산) 관련 펀드 규모를 절반으로 축소했다. 암호화폐 투자에 대한 위험성이 커지고 있는 데다 관련 스타트업 시장의 유동성이 경색되면서 몸집을 줄인 것으로 해석된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세쿼이아캐피털은 운용 중인 암호화폐 펀드 규모를 최근 5억8500만달러(약 7500억원)에서 2억달러(약 2550원)로 줄였다. 세쿼이아캐피털은 또 벤처 펀드인 에코시스템 펀드 규모도 9억달러에서 4억5000만달러로 축소했다.
세쿼이아는 지난 2022년 2월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를 늘리기 위해 두 펀드를 출시했다. 하지만 암호화폐 시장 위축으로 블록체인 스타트업의 수익성이 쪼그라들자 두 펀드의 운용 규모를 줄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거듭된 금리인상으로 벤처캐피탈 시장의 유동성도 경색된 상황이다.
세쿼이아는 지난 3월 투자자들에 "변화된 시장을 더 잘 반영하기 위해 펀드 규모를 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암호화폐 대신 유망한 스타트업을 발굴하는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세쿼이아는 그동안 애플, 구글, 페이팔, 줌, 인스타그램 등에 성공적으로 투자하며 세계적인 규모의 벤처 캐피털 회사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최근엔 스타트업 기업 업황이 악화하면서 어려운 한 해를 보내고 있다.
특히 세쿼이아는 지난해 파산한 가상자산 거래소 FTX에 1억5000만달러(약 1915억원)를 투자해 대규모 손실을 냈다.
세쿼이아캐피털은 최근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진행 중이다. 6월엔 수익성이 좋은 중국 사업부를 미국·유럽 사업부로부터 분리하기도 했다. 이는 미국 정부가 중국과 디리스킹(위험 제거)을 강조하자 내린 조치로 분석된다.
세쿼이아캐피털에 40년 가까이 몸담아 온 마이클 모리츠 회장(68)은 이달 퇴임을 선언했다. 그는 세쿼이아캐피탈을 세계적인 규모로 키워낸 전설적인 인물이다. 그는 앞으로는 세쿼이아캐피탈이 별로 법인으로 출범한 150억달러 규모의 자산관리펀드는 세쿼이아헤리티지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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