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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 판매는 3%가량 감소해 점유율이 4년 만에 15%대로 주저앉았다. 제네시스 등 국산 고급 브랜드가 선전한 영향이다.
볼보는 달랐다. 상반기에만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20%가량 증가했다. 수입차 시장에서 점유율은 지난해 5.4%에서 올해 6.5%로 상승했다. 사후서비스(AS) 투자를 꾸준히 늘리며 소비자 만족도를 높인 결과라는 분석이다. 볼보가 ‘2023년 상반기 한경 수입차서비스지수(KICSI)’ 평가 결과 1위에 오른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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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는 정성평가(78.7점)와 정량평가(72.8점)에서 각각 1위, 2위로 고르게 높은 점수를 받았다. 자동차 판매가 늘어난 만큼 시설, 인력 등 AS 인프라 투자를 확대한 결과다. 볼보코리아 관계자는 “무조건 차를 많이 파는 것보다 소비자 만족도를 중심에 두고 노력한 것이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직전 1위였던 렉서스(74.6점)는 이번 평가에서 2위를 차지했다. 한 계단 밀려났지만 세부 평가에서 전반적으로 상위권을 유지했다. 특히 평균 수리 기간이 7.7일로 가장 짧았다. 모(母)브랜드인 도요타는 73.0점으로 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상·하반기 모두 4위에 오른 끝에 올 상반기 ‘톱3’ 자리를 꿰찼다. 도요타는 정성지표 다섯 개 항목 중 정확한 진단과 처방 부문에서 1위를 했다.
이번 평가에서 1~3위를 차지한 브랜드의 특징은 민원이 적다는 점이다. 도요타는 지난해 1년간 소비자원에 접수된 민원이 한 건이다. 볼보와 렉서스는 각각 두 건, 세 건에 그쳤다. 4위 랜드로버(72.9점)의 약진도 돋보였다. 정성평가(5위)와 정량평가(3위) 모두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며 지난 조사 6위에서 순위를 두 계단 끌어올렸다.
지난 조사에서 5위였던 벤츠(70.4점)도 7위로 떨어졌다. 보험사 손해율, 수리 기간 등 정량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 1위를 한 데 비해 정성평가에서 12위로 처진 영향이 컸다. 벤츠는 정성평가와 정량평가 순위 차이가 가장 큰 브랜드다. 아우디(68.2점) 역시 12위에서 13위로 한 계단 더 밀려났다. BMW(69.5점)는 13위에서 9위로, 폭스바겐(68.8점)은 15위에서 10위로 뛰어올랐지만 상위권에 진입하는 데는 실패했다. 독일 브랜드의 국내 판매량이 급증하며 AS 측면에서 더 깐깐해진 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순위가 가장 크게 뛴 브랜드는 폭스바겐과 더불어 재규어(72.2점)로 조사됐다. 직전 평가 11위에서 6위로 다섯 계단 상승했다. 정성평가에서 4위를 차지한 덕분이다. 지프(68.7점)와 포드(68.3점) 등 미국 브랜드는 각각 11위, 12위에 머물렀다. 지난 조사보다 각각 한 계단, 네 계단 미끄러졌다. 포드는 보험사 손해율(159%)이 가장 높았다. 보험료 대비 수리비와 부품값이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뜻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수입차 시장이 양극화 현상을 보이기 시작했다”며 “유명한 브랜드라고 무조건 선호하기보다 AS까지 고려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 KICSI
Korea economic daily Imported Car Service Index. 한국경제신문이 2015년 국민대 자동차서비스연구소, 엠브레인, 한국소비자원, 보험개발원과 함께 개발한 수입차 서비스 평가지수. 매년 상·하반기 소비자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한 정성지표와 보험료 대비 공임·부품값, 수리 기간, 민원 건수, 서비스 인프라 등 정량지표를 50 대 50으로 반영해 점수화한다.
빈난새/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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