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내년부터 자녀 결혼자금에 대한 증여세 비과세 한도가 현행 5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확대된다. 이는 신혼부부에 대한 지극히 현실적인 지원책이라고 볼 수 있다. 수도권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4억원 넘고, 1인당 결혼비용이 평균 5198만원이다. 대부분의 청년이 일정 부분 부모의 지원을 받아 결혼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결혼하는 자녀에게 1억5000만원을 지원해주는 부모가 과연 초부자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기존 공제한도 5000만원도 10년 전 기준이어서 현실에 맞게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요구가 적지 않았고 현실적으로 지키기도 어려워 국민을 잠재적 탈세자로 몰아간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OECD 국가와 비교해도 한국의 증여세 부담은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다. 미국은 상속과 증여를 통틀어 한 명당 평생 1292만달러(약 160억원)까지 세금을 낼 필요가 없다. 일본은 연간 110만엔(약 990만원)은 기본적으로 과세 대상에서 빼주고, 부모로부터 결혼 자금 용도로 증여받는 재산 1000만엔(약 9000만원)을 추가로 공제해준다. 독일에서는 거주 주택을 증여할 때 일정 요건을 갖추면 세금을 물지 않는다.
이 대표는 과거 법인세 최고세율 감면도 ‘초부자 감세’로 몰아갔다. 기업이 법인세를 감면받아 투자를 늘리면 일자리가 창출되고 배당을 하면 소액주주도 혜택을 보는데 법인세 인하가 마치 특정 대주주 한 사람에게 이득이 돌아가는 것처럼 선동했다. “초부자 감세로 나라 곳간에 구멍을 내고 있다”고 정부를 비판하면서 양곡관리법, 35조원 추경 등의 선심성 정책은 계속 밀어붙이고 있다. 이 대표 머릿속에서는 모든 정책이 표로 계산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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