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두달째 '불황형 흑자'…수출은 10개월 연속 감소

입력 2023-08-01 18:13   수정 2023-08-02 00:55

한국이 지난달 약 16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16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선 지난 6월 이후 두 달째 개선 흐름을 보였다. 다만 수출 감소에도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수입이 더 크게 줄면서 나타난 ‘불황형 흑자’ 기조가 그대로 이어졌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7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503억3000만달러, 수입은 487억달러를 기록해 무역수지가 16억3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지난달 수출은 반도체 업황 부진이 이어지고 유가 하락에 따라 석유화학제품 단가가 내려가 전년 동월보다 16.5% 줄었다. 지난해 10월부터 10개월 연속 감소세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액은 74억4000만달러로 33.6% 줄어들며 하반기 첫 달에도 감소세를 이어갔다. 액수로는 38억달러 줄어든 것으로 지난달 전체 수출 감소액(99억달러)의 40%가량을 차지했다. 다만 자동차 수출은 지난달에도 15% 증가해 역대 7월 중 최고 실적을 나타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중국,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등 주요 지역 수출이 모두 감소했다. 특히 대중국 수출은 25.1% 줄어든 99억달러를 기록하며 1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대중 무역수지(-12억7000만달러)는 10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대미 수출액은 반도체 부진 등의 영향으로 8.1% 감소한 92억8000만달러를 나타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상 품목인 전기차와 양극재 수출은 우려와 달리 각각 103.4%, 29.3% 증가(7월 1~25일 기준)하는 호조를 보였다.

지난달 수입은 유가 하락 등에 따라 원유(-46%), 가스(-51%), 석탄(-46%) 등 에너지 수입액(97억달러)이 감소하면서 25.4% 줄었다. 에너지를 제외한 수입도 반도체 반제품 및 장비 수입이 감소하면서 16.8% 줄어든 390억달러를 기록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무역수지 개선 흐름을 넘어 수출의 플러스 전환을 조속히 달성하기 위해 수출 지원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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